10일 진행된 2023 WBC B조 일본과 한국의 예선전에서 일본의 한 야구팬이 욱일기를 들고 일본 팀을 응원했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가 대회 개막 전 WBC 조직위원회 등에 욱일기 사용 제지를 요청했으나 즉각적인 제재를 없었다.
욱일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한 ‘전범기’다. 패전 후 일본은 한동안 욱일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사라졌던 욱일기는 지난 1954년 자위대 창설 때 다시 등장했다. 현재 일본 자위대의 상징이 됐다.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욱일기에 대해 “일본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상징”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 중이다. 전범기로 쓰였던 과오는 설명되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달리 욱일기는 일상과 문화 속에 스며들었다. 일본인들은 거리낌 없이 욱일기를 사용 중이다. 반면 독일은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법적으로 제한했다.
한일전에서 욱일기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도코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한일전에서도 욱일기는 들고 응원하거나 욱일기가 그려진 응원복을 입은 이들이 포착됐다. 지난 2013년 서울 잠실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 대회 최종전에서도 일본 관중들이 욱일기를 펼쳤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욱일기 응원은 과거 일본이 범한 침략전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꼴이며, 아시아인들에게는 전쟁의 공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행위”라며 “FIFA는 지난 카타르월드컵에서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를 즉각 제지했다. WBC도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