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사태에 정부·금융당국 대처방안 논의 ‘가속’

SVB사태에 정부·금융당국 대처방안 논의 ‘가속’

예금 전액보호 조치·금융안정계정 도입 속도 붙을 듯

기사승인 2023-03-15 10:51:55
자본 위기로 인해 파산한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한 지점. 문이 굳게 닫혀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뒤 대처방안들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미국 정부가 전격 시행한 예금 전액보호 조치를 비롯해 유동성을 미리 공급해 금융사 부실을 사전 예방하는 금융안정계정 도입 등 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SVB 파산 사태 이후 김주현 위원장 지시로 예금보험공사 등과 함께 뱅크런 발생 시 금융회사의 예금 전액을 정부가 지급 보장하는 방안에 관해 제도적 근거와 시행 절차를 살펴보고 있다.

앞서 SVB가 파산하면서 SVB에 예금을 맡겨놓은 고객들은 돈을 되찾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에 사로잡혔다. 실제로 SVB의 총 예금의 86%가 미국의 예금자 보호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 12일(현지시간) SVB와 시그니처 은행에 예금자 보호한도를 넘는 예금도 전액 지급 보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국내 예금자보호한도는 부보금융회사당 5000만원이다. 이 한도는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는데, 비상 상황 시 정부가 행정입법으로 한도를 제한 없이 풀 수 있는 제도적 근거는 마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미국 당국의 정책결정 배경과 제도적 근거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에 질의서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SVB 사태를 계기로 우리도 미국과 유사한 대응책을 쓸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갖춰졌는지, 쓴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을 컨틴전시 플랜 차원에서 점검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법안이 발의됐던 ‘금융안정계정’ 도입의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안정계정은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회사들이 부실화되기 전에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선제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2009년 은행자본확충펀드와 금융안정기금, 2020년 금융안정특별대출 등 과거에 있었던 금융회사 자금지원 체계를 상설화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현재 우리나라의 예금보험기금은 부실이 발생한 부보금융회사 등에 대해서만 자금을 지원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금융시장 불안 확대로 정상금융회사의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비해 사전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다음번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꼭 논의돼 처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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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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