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지방자치단체(지자체)장의 대응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10일 도청 간부회의에서 “도민과 공무원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논란이 생긴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사소하게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충북 음성군청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서도 “큰 심려를 끼쳐드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 지사는 충북 제천 봉양읍 봉황산에서 산불 진화가 이뤄지고 있던 지난달 30일 충북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와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진행했다. 당시 자리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지사는 “현장 혼선을 우려해 현장에 가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다만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최정훈 국민의힘 충북도의원은 “매뉴얼상 지사가 지휘할 단계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산불 진화작업 시점에 술자리에 가야 할 명분이 될 수는 없다”며 김 지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도내 산불이 발생했는데도 골프 연습장에 갔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진태 지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30분 강원 춘천의 한 골프 연습장을 방문해 20여분간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 강원 홍천과 원주에서 산불이 발생했다가 진화됐다.
김진태 지사는 지난 4일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산불 위기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중요한 시기인데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유념하겠다”고 사과했다.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18일 산불 상황에서 골프연습을 했다는 보도와 같은 달 31일 골프 연습에 이어 술자리를 가졌다는 언론보도 등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강원도는 “지난달 18일 골프 연습과 31일 만찬은 도내 산불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명백하다”며 “그럼에도 산불 중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도하게 되면 명백한 허위 보도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해 법적 조치할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진태 지사는 ‘산불 상황에서 골프 연습 후 술자리를 가졌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KBS 취재기자와 보도 책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에서는 “불편한 언론보도에 재갈을 물리는 건 헌법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김진태 지사를 비판했다.
김진태 지사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강원특별법 개정지원을 위한 전문가 국회포럼’에 참석해 “저는 강원도에 틀어박혀서 이 특별자치도만 연구하고 있다. 여의도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며 “잘못한 게 있으면 제가 달게 받겠다. 진실한 보도만 해주시기를 이 자리를 빌려서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