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외식물가까지 치솟으면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달 플랫폼 1위인 배달의민족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달 26~27일 국내 20∼59세 성인 2000명을 조사해 펴낸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음식을 배달해 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30.1%로 지난해 39.4%보다 9.3%포인트 감소했다.
포장 주문을 이용한다는 비율이 지난해 26.2%에서 올해 24.3%로 소폭 줄었다.
배달 이용이 1년 전보다 줄었다는 이들 중 83.9%(중복 응답)는 ‘배달비가 비싸져서’를, 56.9%는 ‘배달 음식 가격이 비싸져서’를 이유로 들었다.
배달 이용이 감소하면서 이용자들은 1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오픈서베이는 “배민이 인지도 및 이용 경험, 주 이용률에서 모두 압도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민을 주로 이용하는 이유로는 익숙함과 등록 가게 수와 편리한 결제 등이 언급됐다. 요기요는 할인 쿠폰 및 이벤트, 쿠팡이츠는 빠른 배달 속도로 조사됐다.
배민은 최근 3개월 내 이용 경험이 지난해 81.4%였다가 올해 79%로 2.4%포인트 줄었다. 2위인 요기요는 지난해 49.4%에서 37.8%로 11.6%포인트 감소했다. 3위 쿠팡이츠도 지난해 31%에서 22.1%로 8.9%포인트 줄었다.
배민은 20~30대, 5대 광역시 거주자의 주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요기요는 40대에서, 쿠팡이츠는 서울 거주자의 주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오픈서베이는 “배달앱 성장 둔화의 원인으로는 엔데믹 이후 증가한 외식빈도와 높은 배달비가 자주 언급된다”면서 “지난해부터 배달비 이슈는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올해는 물가 상승과 겹치며 소비자의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달앱 이용자 수는 엔데믹의 영향과 외식 수요의 증가로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올해 3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898만명으로 2월(2922만명) 대비 24만명 감소했다. 전년 동월(3532만명) 대비로는 634만명(18%)이나 줄었다.
쿠팡이츠의 경우 3월 이용자가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감소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각각 7%, 2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배달업계는 배달비 부담을 덜고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배민은 오는 19일부터 단건배달 직접수행 서비스 '배민1'을 통해 알뜰배달을 출시하고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음식주문 동선에 따라 최적묶음배달을 적용해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요기요는 프랜차이즈 배달요금 지원 등을 내놓았다. 지난달엔 최소 주문 금액 2만·3만원 이상 주문시 각각 최대 2000포인트·3000포인트를 지급해 배달비 충당에 나섰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달앱 수요 감소는 배달비를 비롯한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이 원인”이라며 “엔데믹 이후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정상화됨과 동시에 외출과 나들이가 늘어나면서 업계는 전통적인 비수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비 부담을 덜고 고객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등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