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한국에 바칩니다.” 배우와 감독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한국에 열렬한 애정을 내비친 이들은 다음 달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이하 가오갤3) 주역인 배우 크리스 프랫과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와 제임스 건 감독. ‘가오갤’ 팀이 한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앞두고 ‘가오갤3’ 팀은 월드 투어 첫 행선지로 한국을 택했다. 이들은 18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월드 투어를 시작해 기쁘다”면서 “마지막 ‘가오갤’을 기대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세상에서 한국영화가 가장 좋아요”
이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건 배우들과 감독들의 한국 사랑이었다. 한국에 처음 온 제임스 건 감독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의 본고장에 와 기쁘다”면서 “‘가오갤3’의 월드투어 첫 행선지가 한국인 건 내게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번 ‘가오갤’ 팀 내한은 제임스 건 감독의 강력한 의지로 성사됐다. “프랑스가 1960년대 뉴웨이브를, 미국이 1970년대 실험적인 영화를, 홍콩이 1990년대 영화를 이끌었다면 한국영화는 지난 10년 이상을 선도했다”, “한국영화 ‘악녀’에 영감을 받아 이번 영화를 작업했다”고 말할 정도다. 감독은 “그동안 한국 팬들이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걸 안다”면서 “시리즈 최종편이다. 단 한 번의 마지막 기회를 한국에 쏟고 싶었다. 이 영화를 마치더라도 꼭 한국에 돌아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년 만에 내한한 크리스 프랫은 “한국이 여러 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세계적으로 한국문화가 인정받는 지금 내한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로켓의 기원, 시리즈 마무리에 ‘딱’”
‘가오갤3’는 로켓(브래들리 쿠퍼)의 기원으로 영화를 열고 닫는다. 제임스 건 감독은 “로켓은 내 분신과 같은 존재”라고 소개했다. 늘 분노에 찬 로켓은 다른 이들에게 쉽사리 공감하지 못한다. 감독은 로켓을 “궁극적인 ‘아싸’(외부인인 아웃사이더를 칭하는 말) 캐릭터”라고 평하며 “‘가오갤’ 시리즈 시작을 연 게 로켓이다. 재밌고 아름다우며 현실적인 이야기 속 슬픔을 간직한 로켓의 기원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오갤3’는 로켓의 인생을 중심으로 ‘가오갤’ 팀 모두의 이야기를 다룬다. 스타로드를 연기한 크리스 프랫은 “좋은 이야기 덕에 이전 편보다 더 많은 감정이 담겼다”면서 “로켓 외에도 스타로드가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자아를 찾아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감독은 “‘가오갤3’는 역대 시리즈 중 감정을 가장 많이 건드는 영화”며 “로켓은 ‘가오갤3’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가오갤’ 팀은 MCU에 더는 없을 것”이라면서 “스펙터클한 슈퍼 히어로영화가 그간 많이 나왔다. 유머와 액션도 좋지만, 캐릭터에 중점을 두고 감정선을 더욱더 다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오갤’ 10년, 작별은 아쉽지만…”
‘가오갤’ 시리즈는 이번 3편을 마지막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2014년 첫 선을 보인 뒤 ‘어벤져스’ 시리즈를 거쳐 2017년 2편, 올해 3편으로 이어지며 이야기를 거듭 확장해왔다. 근 10년을 함께한 만큼 배우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카렌 길런은 “캐릭터와 헤어져 슬프지만 네뷸라를 연기해 자랑스럽다”며 감회를 전했다. 2편부터 합류했던 맨티스 역 폼 클레멘티에프는 “슈퍼 히어로 영화에 나오고 싶었다. ‘가오갤1’을 보고 꿈을 더 키우다 오디션에 붙어 ‘가오갤’ 가족이 됐다”면서 “꿈의 장을 잘 마쳐 기쁘다”며 눈을 반짝였다. “영원할 줄 알았지만 역시 영원한 건 없다”고 운을 뗀 크리스 프랫은 “‘가오갤’ 덕에 커리어가 바뀌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모든 순간을 아끼고 싶다”면서 “우리 모두 ‘가오갤’에 자긍심을 느낀다. 10년 간 열심히 하며 산 정상에 오른 기분이다. 이제 아름다운 순간을 즐겨보겠다”고 말했다. 제임스 건 감독은 “‘가오갤3’는 오롯이 팬들에게 바치는 영화다. 한국팬이 정말 많은 걸 안다. 전 세계 최초로 한국팬들이 ‘가오갤3’를 즐겨주길 바란다”며 미소 지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