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사망한 그룹 아스트로 멤버 문빈은 무대 위에선 완벽주의자로, 무대 아래에서는 다정한 친구이자 오빠로 유명했다. 소속사 판타지오는 “그 누구보다 항상 팬들을 사랑하고 생각했던 고인의 마음을 잘 알기에 더욱 비통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1998년생인 문빈은 어린 시절 아동복 모델로 일을 시작했다. 데뷔 전인 2003년 당시 6세였던 그의 팬 카페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일찍부터 인기가 높았다. 2006년 그룹 동방신기 노래 ‘풍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부터 아이돌 그룹을 꿈꾸다가 3년 뒤 KBS2 ‘꽃보다 남자’에서 어린 소이정 역을 따내며 정식 데뷔했다.
그가 아이돌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룬 건 2016년의 일이다. 동갑내기 친구 차은우 등 다섯 멤버와 함께 아스트로로 데뷔했다. 팀은 청량함을 앞세운 음악과 콘셉트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연예정보신문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에서 세 차례 K팝 가수상을 탔고, 골든디스크 어워즈, 더팩트 뮤직어워즈,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등에서도 수상했다.
팀에서 메인 댄서로 활약한 문빈은 안무가들도 인정한 실력파였다.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주제곡 ‘나야 나’ 퍼포먼스를 만든 권재승 안무가는 2017년 인터뷰에서 “문빈의 춤 실력이 뛰어나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했다. 문빈은 다재다능했다. 2020년부터 팀 동료 산하와 함께 유닛그룹을 결성해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tvN ‘최신유행프로그램’, 쿠팡 ‘SNL 코리아2’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재치 있는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문빈은 생전 연습벌레로 유명했다. 지난해 공개된 퍼스트룩 인터뷰에서 그는 “여러 면에서 훨씬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분발하려 한다”며 “스스로 창피하지 않도록 누구보다 열심히 부딪치고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자신다운 순간으로 “완벽히 준비되어 있어 동작의 디테일이나 곡의 음정, 박자 따위를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무대를 즐길 때”(마리끌레르)를 꼽기도 했다.
가수이자 배우, MC로 활약한 팔방미인은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다정하고 감성적인 청년이 됐다. 글쓰기를 즐기는 그는 데뷔 후 꾸준히 팬카페에 직접 쓴 시를 올렸다고 한다. 노래 ‘발자국’ ‘캔디 슈가 팝’ ‘이끌려’ 등의 작사에도 참여했다. 그는 지난 11일 SNS에 민들레 꽃씨 사진을 올리며 “꽃씨야 바람 타고 널리 널리 퍼져나가렴.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봄이 왔다고 살랑살랑 간지럽혀줘”라고 적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이다. 소속사 측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 친지들과 회사 동료들이 참석해 최대한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취재진에게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그 누구보다 항상 팬들을 사랑하고 생각했던 고인의 마음을 잘 알기에 더욱 비통할 따름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