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과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로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홈쇼핑 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계속되는 매출 정체와 실적 부진 속에서 여행 상품이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여행 상품 편성을 늘리고,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배치하는 등 여행 상품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올해 1~3월 해외여행 상품 편성 횟수는 41회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상담예약 건수도 약 8만2000건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편성 횟수는 동기간 대비 70% 수준으로 회복됐다. 상담예약 건수의 경우 코로나 이전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설명이다.
여행 국가도 일본, 동남아 등 가까운 나라에서 유럽 등 먼 곳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월 방송된 교원투어 오사카 상품 예약 건수는 5500건에 달했다. 롯데호텔과 협업한 프리미엄 리조트 ‘롯데 아라이리조트’는 2300의 예약 건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선보인 유럽 여행 상품은 60분 동안 주문 2500건이 몰리며 주문금액 18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그간 유럽 여행을 기다려온 고객들의 억눌렸던 수요가 터지면서 주문이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의 관광비자 발급이 정상화됨에 따라 중국 여행 상품 판매도 재개돼 고객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중국 관광비자가 허용됨에 따라 오는 5월엔 중국(장가계) 상품도 론칭할 예정”이라며 “인기 여행지 선별 및 다양해진 고객 니즈에 맞는 차별화된 해외여행 상품을 지속 편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CJ온스타일의 여행 기획 프로그램 ‘꽃보다 여행’은 이달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신장한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꽃보다 여행’에서 선보인 ‘노랑풍선 동유럽 발칸’ 상품의 경우 1600건이 넘는 콜 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강주은의 굿라이프’에서 진행한 캐나다 여행 상품은 1시간 동안 약 2000콜의 상담 예약 건수를 달성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장거리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풍성하고 알찬 여행을 즐기실 수 있도록 다채로운 상품들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GS샵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행상품을 프라임 타임에 편성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엔 다양한 요일과 여러 시간대로 나눠 여행상품을 방송했다면, 현재는 평일 저녁 8~10시 사이와 주말 등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로 배치했다. 지난 1~2월에 방송한 여행상품의 월평균 상담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GS샵 관계자는 “여행 상품이 고물가·고환율로 인한 소비침체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여전히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면서 “억눌렸던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가장 트렌디한 상품으로 여행 수요를 잡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쇼핑 업계는 해외여행 상품 매출 호조로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캐나다·유럽 등 장거리 프리미엄 여행 상품 수요가 느는 추세”라며 “해외여행 상품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면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