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자진출두했으나 당일 수사를 거절당한 송영길 전 대표가 무도한 별건 수사 행태를 규탄하면서 자신을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돈봉투 의혹’과 관련 각종 혐의점에 대해서는 차후 법정에서 다투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오전 9시 58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자신에 대한 혐의를 수사 중인 반부패2부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의 무도한 수사를 규탄했다.
송 전 대표는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20·30대 비서 등 주변 사람을 압수수색·임의동행해 괴롭히고 있다”며 “범죄혐의가 있다면 당연히 수사받아야 하지만 증거에 기초한 수사가 아닌 마구잡이식 별건 수사로 협박, 진술을 강요하는 전근대적 수사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는 윤석열 정권이 무능함을 덮기 위한 기획 수사라고 확신했다.
송 전 대표는 “수사 시작 전에 피의자가 아닌 일반인의 피의사실 등이 전 언론에 공개돼 매일 추측성 기사가 나온다. 대통령과 법무부장관까지 이 사건 피의사실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며 “공안부에 배당돼야 할 수사인데 장관의 직접 하명 수사를 하는 부서인 특수부가 담당해 정치적 기획 수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1년 동안 반부패 수사 1·3부는 이재명 대표 수사에 올인했지만 별 효과가 없고, 대미·대일 굴욕외교와 경제 무능으로 민심이 계속 나빠지자 일부 언론과 야합해 정치적 기획수사에 올인한 것”이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을 담당해야 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야당 수사에만 올인해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검찰 소환 요구가 없음에도 자진출두한 게 정치쇼가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주불대사의 초청으로 교수에 임용돼 정상적인 생활하는 사람을 사실상 검찰이 소환해서 귀국했더니 출국을 금지하고 소환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수사할 것인지를 묻고 확인하기 위해 출석했다. 파리 경영대학원에서 언제 돌아올지 계속 문의가 오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각종 녹취와 관련된 혐의점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검찰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일관했다.
송 전 대표는 “강래구 감사가 조사를 받았지만, 영장이 기각됐다”면서 “3만개가 넘는 녹취록 중 일부 내용만 추출해서 말하는 것에 신빙성이 부족하다. 검찰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이어 돈봉투 살포 사실 여부에 대해서도 “전당대회는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한다. 당시 30분 단위로 뛰어다닌 상황이었다”며 “검찰 조사에 응하고, 법정서 다투겠다”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