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이성만 자진 탈당, 궁지 몰리던 이재명 ‘기사회생’

윤관석·이성만 자진 탈당, 궁지 몰리던 이재명 ‘기사회생’

당 차원 진상규명 없자 당내 반발…입지 위협 상황
李 리스크 확산에 송영길 모든 책임 끌어안은 모양새
비명계와 공존 체제 당분간 유지될 듯
천하람 “李, 당내 타협 통한 대표직 최대 유지 전략”

기사승인 2023-05-03 15:27: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자진 탈당으로 당내 입지를 위협받던 이재명 대표가 기사회생했다.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최측근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과 맞물려 이 대표에게까지 여파가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컸으나 두 의원의 탈당으로 큰 시름은 덜게 된 셈이다.

3일 오전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비공개 면담에서 자진 탈당 의사를 밝혔다. 자신들의 목소리가 들어간 녹취록 공개에도 혐의 자체를 부인, 탈당 의지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으나 당내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당 지도부가 설득에 나서자 당에 부담을 더 이상 지울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다만 두 의원은 자신들의 혐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인하면서 현 상황을 검찰의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국민에게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국민과 지역구민, 당에게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그동안 당과의 얘기가 계속 있었고 결국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결국 검찰의 정치공세도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두 의원의 탈당으로 인해 이 대표는 사실상 기사회생했다. 돈봉투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진상규명 등을 일절 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임하면서 결국 제 측근의 흠결 감추려는 게 아니냐는 식의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는데 핵심 인물들이 동시에 자진 탈당 의사를 밝히면서 큰 시름을 잠시 던 것이다.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탈당 의사를 밝히는 이성만(왼쪽부터), 윤관석 의원.   사진=이승은 기자 

전문가들은 두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그간 힘을 잃었던 이재명 체재가 최소한 당분간은 체제를 보장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별한 사건이 없다면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와 함께 당내 균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총선까지 당을 이끌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권 인사인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의 기본 전략은 당내 타협을 통해 최대한 당 대표 퇴진을 미루거나 퇴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난달 당직 개편에서 송갑석 의원을 최고위원에 임명하면서도 사무총장은 교체하지 않은 것은 최소한의 당 제어 능력은 유지하면서 받아들여 줄 것은 받아들이겠단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 위원장은 “이번에도 당내에서 (두 의원에게) 탈당 권유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으니 당 지도부가 설득에 나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두 의원을 탈당시킨다고 해 자기에게 직접적으로 타격이 오는 것도 아니다”고 부연했다.

두 의원의 탈당으로 당내 불안 요소가 일거에 해소돼 이 대표의 당내 입지가 다시 공고해질 것이란 긍정적 관측도 있다. 송 전 대표가 이 대표에게 부담될 만한 모든 것을 짊어지고 당을 떠나면서 이 대표는 홀가분하게 당을 운영할 수 있을 거란 것이다.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인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에 “이재명 대표를 대선 후보·당 대표로 만든 게 송영길 전 대표다. 이 대표가 흔들리면 당의 상처가 더욱 커질 거라는 생각에 송 전 대표가 직접 검찰에 출두하고, 송 전 대표 사람들이 스스로 책임지고 탈당한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비명계에서는 이재명 대표에게 더 이상 책임을 묻기 어려워지고 오히려 이 대표의 권위가 서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에 대해 추가 녹취록 등이 공개돼 논란이 재점화될 땐 사안별로 처리하면 된다.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역설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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