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에 투표하겠다는 국민 여론이 47.3%로 절반 가까이 나왔다. 정권 안정을 위해 여당에 투표하겠단 이들은 38.7%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8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차기 총선 투표할 정당’에 대해 질의한 결과, 응답자 47.3%가 야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정권 안정을 위해 여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8.7%로 8.6%p 낮았다. 잘모름 또는 무응답 응답률은 두 자릿수인 14.1%로 나타났다.
연령별 분석에서는 60대 이상만이 ‘정권안정론’ 선호 경향을 보였다. 나머지 전 세대에서는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높았다. 특히 18세-20대(54.5%), 40대(55.9%), 50대(54.6%)에서는 절반 이상이 야당 투표 의향을 밝혔다. 30대는 42.4%가, 60대 이상은 35.9%가 야당 투표 의사를 보였다.
지역별 분석 결과 전 지역에서 정권심판론이 우세했다. 호남권과 충청권에서는 응답자 과반이 야당 투표 의사를 밝혔다. 특히 중도층이 많다고 통상 여겨지는 충청권은 55.3%가 야당에 투표하겠다고 답해 가장 강한 정권심판론이 감지됐다. 보수층 지지자가 많은 대구·경북에서도 정권심판론이 다소 우세했다. 대구·경북 응답자 46.5%가 야당에 투표한다고 밝혔고, 42.0%가 여당에 투표하겠다고 했다.
정치 성향별 분석에서는 보수는 여당을 주로 지지했다. 64.5%가 여당에 투표한다고 했고, 28.9%가 야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와 중도는 야당 투표 의사를 보였다. 진보 76.6%가 야당 지지, 19.0%가 여당을 지지했으며, 중도 51.1%가 야당을 30.1%가 여당을 지지했다.
같은 설문 대상에게 차기 총선에서 응답자 각자의 지역구 현역 의원을 교체할 것인가 묻는 질의에는 ‘교체되는 편이 낫다’는 응답이 51.6%로 나타났다. ‘한 번 더 하는 게 낫다’는 응답은 24.7%에 불과했다. 기타는 11.8%, 잘 모르겠다는 11.9%로 집계됐다.
현역 의원 교체가 필요 여론은 연령·지역·지지 정당·정치 성향 등을 불문하고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거의 다수가 현역 의원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약간의 특이점은 젊은 세대일수록 현역 의원 교체에 더욱 적극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18세~29세와 30대는 현역 의원 교체에 대해서는 과반이 찬성할 정도로 적극적이면서도 현역의 재신임에 대해서는 각각 19.9%(18세~29세), 19.5%(30대)를 보여 소극적인 경향을 드러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89.0%)와 전화면접(유선 11.0%)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3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