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자산 형성 돕겠다…‘일부 청년들만’ [윤정부, 청년 동행 1년] 

청년자산 형성 돕겠다…‘일부 청년들만’ [윤정부, 청년 동행 1년] 

청년도약계좌 다음 달 출시…‘해지 방어’ 관건
출발부터 외면받는 ‘청년소장펀드’…한달간 13억원 불과
반토막이 난 청년내일채움공제…실상은 ‘마이너스’

기사승인 2023-05-13 06:00:04
금융위원회 SNS 캡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며 여러 가지 정책금융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전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출시했던 ‘청년희망적금’을 확대한 청년도약계좌가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청년소장펀드)’는 이미 출시된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 2030세대들의 반응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가입연령 문제를 비롯해 납입 기간, 실효성 등의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尹 정부 대표 ‘청년 공약’ 청년도약계좌 다음 달 출시…‘해지 방어’ 관건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공약인 ‘청년도약계좌’가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청년층에게 자산 형성 기회를 만들어주겠다며 도입을 약속한 정책형 금융상품으로, 금융위에서는 윤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김소영 부위원장이 직접 관련 사안을 챙겨왔다.

청년도약계좌를 간단히 요약하면 5년간 매달 70만원씩 납입 할 경우 지원금(최대 252만원)과 이자수익을 합쳐 5000만원 가량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본인이 납입한 금액에 비례해 일정비율의 정부 기여금을 지원하고, 청년도약계좌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엔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소득구간별로 정부 기여금의 차등을 둬 19~34세 청년 중 개인소득과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기준을 충족한 이들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단 직전 3개년도 중 1회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이 제한된다.

하지만 당장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청년도약계좌는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 기여금인 252만원을 받기 위해선 매달 70만원씩 꾸준히 5년간 납입을 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실제로 만기 2년에 최대 납입금액이 50만원인 ‘청년희망적금’만 하더라도 출시 1년이 지난 현재 약 4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적금을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년간 ‘고정금리’였던 청년희망적금과 달리 금리에 따라 이자가 달라지는 변동금리 상품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청년도약계좌는 3년 고정금리 이후 남은 기간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지만 당장 2024년만 하더라도 저금리 기조로 전환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청년도약계좌 사업 추진 시 고려사항으로 ‘만기까지 계좌 유지’를 꼽았다. 민성철 산업예산분석과 예산분석관은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기 5년의 중장기형 적금상품”이라며 “만기까지 계좌 유지 여부가 사업의 성과를 가늠하는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계좌유지 지원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해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에서는 출시 전부터 ‘해지 방어’를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 유지 및 만기 후 연계 등 개선 방안과 함께 청년 자산 형성과 관련된 정책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야심찬 출발, 저조한 성과…출발부터 외면받는 ‘청년소장펀드’

윤 정부의 두 번째 청년 자산형성 정책인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청년소장펀드)’가 출시된 지 약 한 달 반이 지났다. 

청년소장펀드는 청년도약계좌와 함께 정부의 대표적인 청년금융 정책으로 꼽힌다. 연간 총 급여액 5000만원 이하(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 가입할 수 있다. 가입자는 연 600만원까지 펀드에 납입하면 최대 240만원(납입액의 4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설정 시 세율 16.5%를 적용하면 연말정산 때 최대 약 39만6000원을 돌려받게 된다. 가입 기간은 최소 3년, 최대 5년이다.

청년소장펀드는 투자처에 따라 △채권형 △주식형 △혼합형으로 나뉜다. 펀드 자산 총액의 40% 이상을 국내 상장 주식에 투자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60%는 펀드를 출시한 금융사마다 다르며 각각 다른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다. 펀드의 수익률도 대체로 좋은 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운용한 지 1개월이 넘은 운용사 청년소장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평균 3.97%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냉담’ 그 자체다. 지난 4일 기준 27개(펀드 클래스별 합산) 청년소장펀드 운용설정액은 13억6300만원에 불과했다. 펀드당 1억원도 채 모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나마 KB자산운용의 ‘지속가능배당50펀드’가 5억8000여만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고, 1억원대 펀드는 두 개에 불과했다. 심지어 설정액이 1000만원을 밑도는 상품도 10개에 달할 정도다.

청년소장펀드의 저조한 인기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꼽힌다. 먼저 청년소장펀드는 최소 3년 이상 가입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 기간 내 펀드를 환매하면 납입액의 6.6% 만큼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기존의 정부지원 적금 상품들과 달리 가입 후 해지하는 것이 손해가 된다는 뜻이다. 

가입 대상이 연간 급여액 5000만원 이하인 점도 지적받고 있다. 연간 5000만원의 총급여 기준은 2014년 출시된 청년소장펀드와 동일하다. 약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물가상승률이나 임금상승률을 고려하지 않고 이전 기준을 고스란히 가져다 쓴 셈이다.

또한 주식형 투자 상품이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도 청년들에게 가입을 꺼리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적금이 아닌 펀드 상품에 가입하는 청년들은 대체로 자산을 분산 투자할 여유가 있는 고연봉자들”이라며 “하지만 청년소장펀드의 가입 급여액을 보면 펀드보다 예·적금을 선호하는 청년세대다 보니 가입률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는 청년소장펀드를 가입하기보다 다음 달 출시될 청년도약계좌에 관심이 쏠리면서 그 경향성은 더 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 제공.

반토막이 난 청년내일채움공제…실상은 ‘마이너스’

중소기업 신규 취업자에게 1200만원의 목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도 윤 정부 들어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새롭게 출시되는 ‘내일채움공제 플러스’도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개악에 가까운 ‘마이너스’기 때문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2016년 도입돼 청년이 중소기업에 입사해 2년 이상 초기경력을 형성하고, 기업은 청년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청년 △기업 △정부가 공동으로 적립해 청년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소기업에 들어간 청년이 2년간 400만원을 납입하면 1200만원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큰 인기를 얻었으며, 지속적인 제도 개선으로 일자리사업 평가에서도 ‘우수’ 등급을 받은 ‘검증받은 청년정책’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옛말이 될 전망이다. 내일채움공제의 가입요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올해 청년내일채움공제의 경우 5인 이상 50인 미만 제조업·건설업 중소기업에 취직한 청년만이 대상이다. 월 급여도 3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신규 가입 대상이 7만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2만명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통해 청년 취업자가 마련할 수 있는 1200만원 중 기존에는 정부 지원금이 6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400만원으로 감소했다. 대신 청년과 기업이 적립해야하는 금액이 기존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높아졌다. 그나마 가입하게 된 청년들의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재직한 지 6개월이 넘은 중소기업 근로자가 3년간 1800만원 이상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플러스’도 50인 미만 제조·건설업 중소기업만 가입할 수 있다. 사실상 낮은 연봉을 받는 사무직 청년세대들은 가입할 수 있는 길이 막혀버린 셈이다.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축소하는 배경에는 청년도약계좌 신설 영향이 크다. 지난해 1조3000억원 가량이 배정됐던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은 올해 6700억원 가량이 줄어들었다. 줄어든 예산은 청년도약계좌(3678억원),  청년전용저리대출(7772억원) 등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불만에 대해 중소기업벤처부는 “이전 사업과 달리 조건이 까다로워져 업계와 청년들의 불만이 큰 것은 알고 있다”며 “일단 올 한 해 사업을 운영해보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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