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체들이 냉동 식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물가와 코로나19로 밀키트의 인기가 대중화되면서 냉동 식품을 찾는 소비자도 부쩍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맛과 품질을 모두 갖춘 냉동 자체브랜드(PB) 식품을 확대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냉동 PB 상품 매출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마트의 PB브랜드 ‘피코크’의 냉동 밀키트 제품 매출 비중은 전체 밀키트 매출에서 최근 5.8% 수준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도 올해 4월 냉동 밀키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20% 늘었다.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HMR) PB인 ‘요리하다’의 냉동밀키트 제품도 전년 동기 대비 10%대 증가했다.
냉장에 이어 냉동 식품까지 종류가 확대되며 밀키트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와 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20년 1880억원, 2021년 2587억원, 지난해 3363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오는 2025년에는 72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성장세에 업체들은 냉동 PB 상품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피코크 밀키트 냉동 제품 전체를 리뉴얼하고 신제품 10개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최근 일본 최대의 제과 전문 기업 파스코(PASCO)와 기술 제휴를 맺고 냉동 디저트를 출시했다. 홈플러스도 PB ‘홈플러스시그니처’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볶음밥, 피자 멘보샤 등 다양한 냉동 밀키트를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편의점도 냉동 PB 상품 확보에 나서고 있다. CU는 초특가 PB ‘득템시리즈’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자 냉동 먹거리 상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GS25는 쿠캣 인수 이후 디저트와 식사, 반찬 등 다양한 가정간편식(HMR)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 업체가 냉동 PB 제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유통기한이 길어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재고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또 제조 과정에서부터 원재료를 대량 구입해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냉장 밀키트에 비해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아울러 냉장 밀키트 대비 포장 간소화를 통한 폐기물 감소에도 도움을 주며, 조리의 간편성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냉동 제품이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선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50대 가정주부 이 모씨는 “대형마트에 냉동 식품 종류도 늘어나고 진열된 제품도 많아진 건 사실”이라며 “주부 입장에서 제품 선택지는 늘어났으나 맛이 예전같지 않아 덜 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냉동 밀키트의 경우 레시피가 단순하고 유통기한 증가로 보관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냉동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는 추세”라며 “냉동 PB를 출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콜드체인 같은 급속냉동기술을 통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 변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냉동 밀키트 수요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업체들의 냉동 PB 상품 강화 노력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