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 로비 논란을 놓고 한국게임학회(학회)와 위메이드가 대립하는 가운데, 이번엔 양측이 나란히 토론회와 진상조사단 미팅을 가지며 맞섰다.
앞선 10일 학회는 김남국 의원(무소속)이 위믹스 등 가상화폐를 대량 보유해 크게 이익을 본 것과 관련, 위메이드를 비롯한 게임사들이 국회에 입법 로비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됐다.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게임에 이용되는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게임사들이 P2E 규제 완화를 요구하며 국회와 접촉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위메이드가 17일 위정현 학회장을 허위 사실 유포로 형사고소하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위 학회장은 19일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위믹스발 코인게이트, 원인과 대안의 모색’ 긴급토론회를 열고 위메이드를 향한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본질은 김남국 의원 개인과 코인이 아니라, P2E 업계의 입법로비”라면서 “위메이드를 비롯한 코인 발행사를 검찰이 수사해야 하고, 혼탁한 코인 시장은 정비‧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 학회장은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위믹스를 향해 “투자자들에게 사전 공지 없이 대량 매각이 이뤄졌고, 유통량 공시 위반으로 상장 폐지됐다”며 “안정성, 신뢰성 면에서 테라·루나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소셜 카지노 게임 사업을 벌이는 것을 언급하면서 “위메이드는 게임사인지 코인 플러스 카지노 회사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 학회장은 “대한민국 역사상 학자들의 입을 기업이 형사·민사소송으로 틀어막으려고 한 전례는 제가 알기론 처음이다. 입법로비 이야기를 하며 위메이드라는 기업명을 적시한 하태경 의원은 왜 고소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같은 날 위메이드는 판교 위메이드 타워를 찾은 국민의힘 코인 게이트 진상조사단을 만나 의혹을 소명하며 정면대응에 나섰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서 이룬 성취를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위메이드 주식 보유자와 위믹스 홀더가 수십만명이다. 회사를 향한 의혹들을 해소하겠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위믹스 초과 유통 관련 의혹에 대해 “미유통량은 거래소의 정의 문제였지, 개수의 문제는 아니었다”라며 “개수가 어디에 가있는지에 대해서는 외부 투자자가 갖고 있는 걸 제외하고는 우리가 모두 파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프라이빗 세일 의혹도 부인한 그는 에어드롭을 통해 위믹스가 김 의원에게 지급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에어드롭은 마케팅 활동으로, 더 많은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서 진행한다. 특정인 대상으로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진상 조사단이 장 대표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사내이사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김 의원의 위믹스 보유 여부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지 묻자 “전혀 없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진상 조사단과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김 의원이 거래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 조사단의 위원장을 맡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거래소가 모든 자료에 대한 거래 내역을 제공하는 것이 이 코인 게이트를 풀어나가는 시발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