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 정원박람회 방문으로 노관규 시장 초대에 ‘응답’

김진표 국회의장, 정원박람회 방문으로 노관규 시장 초대에 ‘응답’

국회사무처 직원 포함 20여 명 정원박람회 견학

기사승인 2023-05-21 14:55:40
순천만습지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김 의장과 노시장 (박람회 조직위 제공)

(재)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이사장 노관규, 순천시장)는 지난 18일 오후 김진표 국회의장이 정원박람회장을 방문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의장의 순천 방문은 오찬에 이어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관람 순으로 진행됐으며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과 사무처 직원 등이 동행했다. 정원박람회를 준비한 노관규 순천시장은 개막식을 앞둔 지난 3월 20일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의장에게 초청장을 전달한 바 있다. 

김 의장 일행은 순천만국가정원 내 장미정원과 키즈가든, 노을정원을 둘러보고 가든스테이에서 노 시장과 티타임을 가졌다. 노 시장으로부터 직접 현장 브리핑을 들은 김 의장은 “정원박람회를 통해 지역 화훼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는 한편, “정원이 여름 휴가지로도 참 좋을 것 같다”고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에 노관규 순천시장은 “정원은 사계절이 아름답지만 여름 휴가지로도 가장 제격인데, 그동안 그럴만한 정원이 별로 없었다”면서 “고품격 여름 휴가지로 만들겠다. 여름 휴가철에 꼭 한번 따로 방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김 의장은 개울길정원과 각종 세계정원(스페인, 이탈리아), 학교정원을 둘러보았고 특히 스마트팜 산업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후 김 의장 일행은 정원역에서 스카이큐브를 타고 순천만습지로 이동했다. 순천시의 습지 보존 스토리를 전해들은 김 의장은 “순천만 보전을 위한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 흑두루미가 월동할 때쯤 다시 와서 용산 전망대까지 가고 싶다”면서 순천을 재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앞선 지난 9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13명의 고위공무원단을 비롯해 30여 명이 방문했다. 일정은 오찬 및 환담·도심정원(그린아일랜드, 오천그린광장) 투어·박람회 브리핑·국가정원 투어 순서로 진행됐다.

아스팔트 도로가 정원이 된 그린아일랜드와 저류지 정원모델인 오천그린광장을 둘러본 오 시장은 기자가 소감을 묻자 “서울은 유휴공간이 없어 시민께 자연·생태 공간을 제공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순천이 참 부럽다”면서 “주말에 막히는 길을 뚫고 외곽으로 나가지 않고 도시 내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드리는 게 꿈이다. 그걸 위해 몇 가지 구상을 하고 있는데 순천이 가장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해 관련된 부서장을 다 모시고 이렇게 오게 됐다”고 순천 방문 계기를 설명했다.

서울시가 대규모로 고위공무원단을 꾸려 지역으로 벤치마킹을 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정원도시 조성에 관심이 깊은 오 시장의 특별한 주문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고 한다. 방문한 고위공무원단 구성을 보면 문화·관광·도시·공간 분야 간부진이 망라되어 있어, 서울시의 공간 구조를 정원과 녹지 중심으로 개편하는 데에 순천의 사례를 확실히 공부하고 가겠다는 오 시장의 발언을 실감케 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것들은 서울에 다 집약되어 있다. 사실 순천을 배운다기보단 격려해주러 와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어려운 걸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하루를 통으로 순천에 할애한 오 시장과 서울시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긴 말씀 드리지 않겠다. 배우러 왔다”는 겸손한 표현으로 서울시의 방문 목적을 확고히 하면서 “서울시민이 가장 보람있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녹지·생태 공간, 자연을 닮은 정원을 만들려고 한다. 노관규 작가님이 알려주신 것들 잘 소화해서 최대한 서울에도 그런 공간을 만들겠다. 순천시의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노 작가’는 정원박람회를 총괄적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한 노관규 시장의 별명으로 유명하다.

브리핑 후 두 시장은 본격적인 박람회장 투어에 나섰다. 국가정원 내에서는 서울시가 조성에 참여한 서울정원과 서울디자인재단정원에 들러 각 설계자인 김영준 소장과 이경돈 대표이사의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정원과 노을정원, 개울길정원, 키즈가든 등 정원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오 시장은 평소 여러 매체를 통해 “서울을 정원과 같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면서, 빽빽한 도심 속에‘비움’이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뜻을 꾸준히 밝혀왔다. 또 2015년 시작된 서울정원박람회를 2024년부터 국제정원박람회로 확대하고 무대를 한강공원으로 옮기는 등 시민들이 상시 정원을 즐길 수 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여러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 시장은 ‘정원에 삽니다’라는 주제와 ‘비움’을 테마로 열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둘러본 후 자신이 그려나갈 정원도시 서울의 밑그림과 통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순천을 더 샅샅이 구경하기 위해 당초 16시 내외였던 상행표를 저녁으로 4시간 이상 연기해 국가정원과 오천그린광장의 야간경관까지 감상했다. 

지금까지 서산시, 춘천시, 세종시, 거창군 등 습지 및 국가정원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 시군구를 비롯해 수십여 지자체가 순천의 혁신 사례를 참고하기 위해 방문했다. 

순천=전송겸 기자 pontneu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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