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가수로 활동했던 일본인 배우 겸 모델 미야가 한국에서 데뷔를 준비할 당시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체중을 검사받는 등 기획사 통제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룹 공원소녀 멤버였던 미야는 21일 공개된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습생 시절이 어땠냐는 질문을 받고 “얼마 전 공원소녀로 함께 활동했던 멤버와 통화하면서 ‘우리는 감옥에 있었지’라고 농담했다”고 대답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미야 등 연습생들은 매니저에게 식단과 체중을 보고해야 했다. 미야는 “하루 중 뭔가를 먹는 때는 두 번뿐이었다”며 “우리(연습생들)는 음식 이야기만 했다. 몰래 편의점에 가는 게 그나마 즐거움이었다. 돈을 갖고 있어선 안 됐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비상금이 있어서 연습실 가는 길에 편의점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몰래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매니저 앞에서 주기적으로 몸무게를 재야 했으며, 휴대폰을 가질 수도 없어서 매니저 휴대폰을 빌려 가족과 가끔 통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팝 아이돌 가수 혹은 연습생이 소속사의 통제와 관리로 고통을 호소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신인 걸그룹은 티빙 ‘케이팝 제너레이션’과 인터뷰에서 “숙소에 사는 멤버들은 오후 10시 이후 숙소에 도착하면 인증 사진을 찍어서 (매니저에게) 보내야 하고, 외출할 때도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아이돌 연습생이었던 이들도 같은 방송에서 “연습생 생활을 그만둔 이유는 그 과정이 자기 파괴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이미 (기획사가 연습생을 통제하도록)시스템이 구축돼 있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일명 ‘이승기법’으로 불리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에 청소년 연예인 노동시간 상한선을 기존보다 낮추고, 과도한 외모 관리나 보건·안전상 위험성이 있는 행위 강요, 폭행·폭언 및 성희롱, 학교 결석이나 자퇴 등 학습권 침해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업계 반발이 큰 상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