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사건으로 논란을 빚었던 가수 비아이가 4년 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1일 서울 서교동 신한플레이스퀘어 라이브홀에서 비아이 정규 2집 ‘투 다이 포’(TO DIE FOR)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비아이는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래 긴장 잘 안 하는데 오늘은 유난히 떨린다”고 운을 뗀 그는 앨범 소개 이후 질의응답에 앞서 사과 인사부터 전했다. “과거 잘못한 판단과 선택으로 많은 분께 실망감을 안겼다”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공식석상에서 마음을 제대로 전달한 적이 없어 쇼케이스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을 잇던 그는 “지난날 잘못 말씀드리고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을 통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드리려 했다”고 힘줘 말했다.
비아이는 앞서 2016년 4월에서 2015년 5월 사이 지인을 통해 대마초와 마약 일종인 LSD를 사들여 일부 투약한 혐의로 적발됐다. 이후 비아이는 그룹 아이콘에서 탈퇴하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2021년 9월 재판부는 비아이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다만 집행유예 기간에도 활동은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싱글 ‘BTBT’를 발표하고 올해에는 15개 트랙으로 구성한 정규 2집을 발매했다. 비아이는 선고 이후 삶이 어땠냐는 질문에 “단 한 번도 마음이 편하거나 가벼웠던 적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오만해질 때면 현실이 지금 상황을 직시하라고 말해주는 것 같더라”며 “매일 자책과 반성하며 지내고 있다. 앞으로도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환영받지 못하더라도 내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집행유예 기간 동안 활동을 강행한 건 팬들의 응원 덕이 컸다. “심장이 찢어지는 기분을 느끼곤 했다”고 회상하던 비아이는 “늘 편치 않은 마음으로 반성했다. 음악을 계속할지 고민도 했다”면서 “마음에 빚진 사람들을 위해 활동을 다시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팬들을 언급할 땐 목이 멘 듯 말을 잠시 잇지 못하기도 했다. 자숙 기간이 짧다는 지적에는 “반성과 자숙은 ‘언제까지 하면 끝’이란 식으로 정해진 건 아니”라면서 “어쩌면 평생 마음에 짊어지고 반성할 듯하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빚을 갚아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비아이는 죄송하다는 말을 다섯 차례 반복했다. 잘못이란 표현도 여럿 되풀이했다. 비아이는 “어린 나이 잘못한 선택으로 얻은 것 없이 많은 걸 잃기만 했다”면서 “다신 그런 일 없을 거라 다짐했다. 날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했다”고 말했다. 그의 버팀목은 팬과 주변 동료들이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싶다”면서 “평생 잘못을 잊지 않을 거다. 낮은 자세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