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본게임’ 주담대, 넘어야 할 길 ‘험난’

대환대출 ‘본게임’ 주담대, 넘어야 할 길 ‘험난’

온라인 신용대출 대환플랫폼, 일주일만에 6700건 돌파…연말까지 주담대 확대
DSR규제 문제·오프라인 업무 온라인화 등 선결조건 해결해야

기사승인 2023-06-09 06:00:14
금융위원회 제공.

이번 달 초 출시된 정부주도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시스템’이 말 그대로 대흥행을 하는데 성공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성공에 힘입어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 분야까지 대환대출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권에서도 주담대 대환대출이 ‘본게임’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갖고 있다. 다만 신용대출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특성상 비대면 대출을 위해 고쳐야 할 제도를 비롯해 등기 문제 등 출시 전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야심작 대환대출 인프라 ‘대흥행’ 성공…연말까지 주담대 포함키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개시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이용현황을 중간 점검한 결과, 5일 오후 1시(누적 25시간·3.5영업일)까지 총 6787건·1806억원의 대출자산이 이동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주에 이어 소비자가 대출이동을 통해 이자부담을 낮춘 사례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개시 후 현재까지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사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경로의 대출이동 사례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대흥행’에 힘입어 금융위는 금융회사별 취급한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 53개 금융사와 협의해 약 2년의 시범운영 기간 동안 금융회사별로 연간 신규취급액에 제한을 두기로 한 바 있다. 이는 특정 업권으로의 대출 쏠림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출시 초반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대출자들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이같은 취급한도를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금융위는 올해 말까지 대환대출 인프라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포함할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운영 중인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오는 7일 확대 개편·운영해 인프라 구축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대면 주담대 대환’ 성공하려면 선결 조건 많이 남아있어

금융권에서는 이번 달 시행된 신용대출 대환대출은 ‘몸풀기’에 가깝고, 주담대 대환대출이 ‘본게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739조5000억원으로, 주담대가 1017조9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59%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 은행으로 범위를 더 좁히면 은행 가계대출 890조5000억원 가운데 주담대는 642조원으로 72%에 달할 만큼 비중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개인의 신용대출 규모는 차이가 있겠지만 억 단위를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많다”며 “반면 주담대의 경우 수억원의 금액이 이동하다 보니 금융사 입장에서도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에 주담대 대환이 어떻게 도입될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환대출 플랫폼에 주담대를 입점하는 것은 신용대출보다 더 까다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DSR(총부채상환원리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게 공통된 지적이다. 

DSR은 소득 기준 대출규제로, 차주의 연소득에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금융위는 지난해 7월부터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어설 경우 은행권은 40%, 2금융권은 50% 규제를 적용했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의 직장인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면 연소득의 40%인 2000만원까지, 저축은행에서는 25%인 2500만원까지만 원리금 상환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인프라에도 DSR 규제를 예외 없이 적용하다 보니 DSR 규제 한도를 넘긴 채무자들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없다. 이는 이미 신용대출 대환과정에서도 지적되는 문제다. 신용대출 대비 주담대의 대출규모가 크다보니 DSR 한도가 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정책자금대출 중 하나인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한 이들이 민간 금융사로 대환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DSR제한이 없는 정책금융상품이지만, 이를 대환하려면 같은 DSR규제 미적용 상품들로만 갈아타야 한다. DSR규제가 적용되는 민간 금융사로 이동하려면 대환받을 수 있는 대출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대출 채권에 설정하는 근저당권 이전 절차 등도 온라인상에서 구현하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대환대출을 진행하려면 기존 대출회사의 말소서류 발급, 법무사의 관할 등기소 제출, 등기관의 확인 등이 필요한데, 온라인에서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은행 등지에서 진행하는 아파트 담보대출 비대면 대환대출도 등기소 등에서 오프라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만약 온라인 주담대 대환 서류작업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출시할 경우 등기소 등의 업무 과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서는 현재 아파트 대상 주담대 먼저 대환대출이 되도록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등기·표준화 측면에서 가격 확인 등이 용이한 아파트 대상 주담대부터 대환대출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신용대출 플랫폼을 통해 쌓인 경험과 인프라가 주담대 인프라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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