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정식 출시된 ‘디아블로 4’는 시리즈 최초로 콘솔 플레이에 맞춰 설계된 게임이다.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등 콘솔 기기를 통해 플레이 가능하며, PC와의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한다.
디아블로 4 콘솔 플레이의 두드러지는 장점 중 하나는 2인 협동 모드다. 각자 배틀넷 계정만 가지고 있다면 게임을 한 명만 구매해도 하나의 화면에서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차례로 게임에 접속하면 자연스럽게 파티가 맺어지고, 추가 경험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타 플레이어를 추가로 초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자 캐릭터가 타 지역에서 단독 행동을 하지 못하는 한계는 있지만, 친구 또는 가족과 나란히 소파에 앉아 성역을 누비길 바라는 플레이어에겐 군침을 흘릴 만한 기능이다.
아내와 함께 경험한 협동 모드는 디아블로 4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이는 요소였다. 손을 맞잡고 진행하는 파티 플레이를 통해 보다 생생한 모험과 협력의 재미를 즐길 수 있었다.
과거 최대 4인까지 분할 화면으로 협동 모드를 지원한 ‘디아블로 3’는 UI(유저인터페이스) 등 플레이 환경이 지나치게 복잡했다. 반면 디아블로 4는 플레이 지원 인원을 2인으로 축소한 대신 편의성을 높여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플레이어가 하나의 화면을 공유하지만 플레이에 제약은 크지 않다. 동료와 멀어지면 허용된 수치까지 카메라가 줌 아웃 되고, 보이는 공간의 범위도 확대돼 일정 수준의 자유도를 보장한다.
한 명이 마을로 텔레포트를 사용하면 동료도 함께 이동하는 등 의외의 장점도 있다.
UI는 철저히 독립되어 있다. 각각 좌⋅우측 하단에 체력바 등이 배치돼 직관적으로 캐릭터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한 플레이어가 인벤토리를 열어도 다른 플레이어가 전투 등의 개별 행동을 할 수 있다. 동시에 인벤토리를 연다고 해도 2개의 창이 아치 형태로 빈 공간을 형성해 좁은 시야로나마 현재 장소나 캐릭터의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편의성 덕에 던전 사냥 중에도 개별 행동이 가능했다. 아내는 인벤토리를 오랫동안 정리하는 습관이 있는데, 아이템을 놓고 고민하는 아내를 내버려두고 기자 홀로 사냥을 즐기곤 했다. 던전 내에선 거리가 멀어지면 캐릭터가 짧은 거리를 순간 이동해 뒤따라오는 방식이라 아내는 아내대로, 기자는 기자대로 본인의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
파밍은 간편하다. 각자에 해당하는 아이템이 자동으로 저장된다. 다른 플레이어의 아이템을 대신 주워줄 수도 있다.
한편 협동 모드를 통해 블리자드는 또 하나의 ‘네팔렘(디아블로 유저를 일컫는 말)’을 얻었다. ‘디아블로’ 시리즈와 핵앤슬래시 장르에 익숙하지 않았던 아내는 밀착 가이드를 통해 디아블로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동물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드루이드’를 선택해 ‘도적’인 기자와 ‘릴리트’를 추격 중이다.
아내 이 모(31)씨는 “디아블로는 처음인데 스토리도 좋고 연출이 뛰어나다. 개인적으로 잔혹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마음에 든다”면서 “몰려드는 바퀴벌레를 잡는 것 같아 재미있다. 보스 몬스터에게서 보물 상자가 폭발하듯 아이템이 쏟아질 때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이 보스 몬스터 반에 반만이라도 선물을 주면 좋겠다”고 첨언하기도 했다.
한편 디아블로 4는 11년 만에 출시된 시리즈 신작이다. 역대 블리자드 게임 중 가장 많은 출시 당일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흥행길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10일 기준 PC방 점유율 8.73%로 3위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