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플랫폼 ‘하루인베스트’가 돌연 입출금을 중단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루인베스트는 자사 SNS에 최근 내부 점검 중 위탁 사업자가 제공한 특정 정보가 허위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며 입출금을 중단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내부 점검 중 위탁 사업자가 제공한 특정 정보가 허위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덧붙였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하루인베스트가 ‘러그풀’을 일으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직원들에게 사무실에 출근하지 말 것을 지시하고 사무실이 폐쇄된 모습을 보이거나, 각종 SNS를 폐쇄하는 등 사업을 정리하는 모양새를 보여줬기 때문이죠.
이에 대해 하루인베스트의 전 관계자는 “악의적으로 러그풀을 하려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사태를 진화하려고 하지만, 의혹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이슈에서 계속해서 언급되는 ‘러그풀’은 무엇일까요. 러그풀(rug pull)은 가상자산 개발자의 사기 행위를 의미하는 단어로 물건을 양탄자 위에 올려놓은 다음에 양탄자를 확 당기면 위에 있는 물건이 넘어지는 현상에서 따왔습니다. 특히 가상자산을 개발한다며 투자자금을 모아 규제가 허술한 점을 노려 갑자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자금을 가지고 사라지는 수법이 유명하죠.
이같은 러그풀 범죄는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가상자산 관련 범죄 규모는 2017년 4800억원, 2019년 7000억원, 2021년 3조2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1년의 경우 가상자산업계의 활황과 맞물려 엄청난 코인 사기 피해가 발생했는데, 가상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가상화폐 브이캐시에 투자하면 300%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2020년 7월부터 약 10개월간 회원 5만여명에게 2조8000억원 상당을 가로채고 잠적하다 끝내 구속·법정 처벌을 받았죠.
러그풀 범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사기꾼 일당들을 잡기가 기존 사기범죄보다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들은 사용자들이 무료로 코인을 상장할 수 있고 중앙화된 가상자산거래소의 규제를 받지 않는 탈중앙화거래소(DEX)에 가상자산을 상장하고, 가치가 올라 투자자들이 몰리면 일제히 매도 매물을 내놓으며 차익을 취한 뒤 사라집니다.
해당 코인이 사기인지 아닌지 미리 파악하는 것은 어렵거니와, 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감시할 주최도 없기에 사기 피해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 자체가 금융 당국 관할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러그풀 범죄는 가상자산업계에서도 골칫거리입니다. 가상자산에 기반한 크립토나 NFT(대체불가토큰) 등 각종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탈중앙화를 통해 금융 생태계를 바꾸는 동시에 거래자간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러그풀 범죄는 가상자산 업계의 신뢰를 박살내는 행위니까요. 그렇기에 규모가 있는 유명 거래소들은 가상자산 상장에 있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모니터링을 진행, 사전에 러그풀 우려가 있는 코인들을 차단하지만 이들은 소규모 탈중앙화거래소에 상장하는 수법을 사용하기에 여전히 골칫거리로 남아있습니다.
따라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근거없이 급등하는 코인이나 광고·마케팅에 주력하는 코인 등을 되도록 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국내 거래소가 아닌 ‘해외 거래소 상장 코인의 장외거래’를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합니다. 코인 개발에 투자를 하면 원금 이상을 돌려준다거나, 내부정보를 줄테니 일정금액일 때 매수하고, 그 이하로는 팔지마라는 리딩사기도 기승을 부리는 만큼 이것들도 유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