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시찰단 보고…여야, 정무위서 ‘후쿠시마’ 격돌 

뒤늦은 시찰단 보고…여야, 정무위서 ‘후쿠시마’ 격돌 

윤영덕 “尹정부, 日 대변인 연상…국민 우려 ‘괴담’ 취급하지 말아야”
이용우 “제공 데이터만 보는 게 검증” 의문 제기
정부 측, 과학적 설명 노력 시도…국민 시선 ‘불충족’

기사승인 2023-06-15 21:19:33
15일 국회 정무위 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는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후쿠시마 오염수 정부 시찰단장).   사진=황인성 기자

뒤늦게 열린 후쿠시마 시찰단 대국회 보고가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시찰단 귀국 후 약 3주가 지나서야 열렸지만, 정부는 “검토 중이다” “이전 정부와 동일한 내용이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여당은 야당의 의혹 제기를 ‘괴담’으로 칭하면서 정쟁이라고 주장했다.

15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는 지난달 5박 6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오염수 방류 시설을 점검하고 온 시찰단의 대국회 보고가 있었다. 시찰단을 대표해 유국희 단장이 출석했으며, 후쿠시마 오염수 TF가 설치된 국무조정실에서는 방문규 실장이 참석했다.

야당은 국민적 우려를 반영하듯 시찰단 방문 성과에 대한 명확한 답과 자료 등을 요구했다. 특히 국민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정부를 믿어달라는 게 과연 합당한 처사인지를 따져 묻는 질의가 빗발쳤다. 또 주변국에 피해가 없는 매립이 아닌 해양투기 결정에 항의하지 않고, 옹호하는 것이냐며 지적하기도 했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보인 총리나 유관 부처 장관들의 답변은 정부가 우리 국민의 대변자인지 아니면 일본의 입장 대변자인지 의구심을 들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원인 제공자인 일본에 대해 국민을 대신해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는 게 우리 정부의 역할이다. 일본 정부나 도쿄 전력보다도 더 안달 나서 (안전하다고) 국민을 설득하려고 드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적 우려를 비과학적인 괴담 취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황인성 기자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동일한 시료를 가지고 IAEA가 분석 발표한 결과와 우리 정부가 자체 분석한 결과와 편차가 있는지 등을 따져 물었다. 또 시찰을 다른 조사의 사례에 비유하면서 “조사하는 사람이 원하는 자료를 토대로 조사해야 정확한 검증이지 조사받는 사람이 제공한 데이터만을 보고 조사하는 게 맞느냐”고도 말했다.

이 의원은 “과학적 의미에서는 편차가 심하지 않다고만 국민에게 설명하면 충분하지 않다”며 “국민에게 두 결과의 편차의 범위가 어느 범위 내 존재하고 어떻다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아울러 “분석 데이터를 공개하고 다른 사람이 동일하게 실험해 교차 검증했을 때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찰단을 대표해 참석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시찰단장)은 과학적 근거를 둔 답변을 하려고 노력했으나 국민적 우려 해소에는 충분치 않았다.

유 위원장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발표한 2021년 4월 그 이전부터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는 상황을 주시하고 과학적 검증을 검토하고 있었다”며 “시찰 결과 브리핑을 통해서도 전했지만 일본에게 수차례 자료를 요구해 받아오고 있다. 받은 자료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국민의 안전에 책임이 있는 정부가 왜 걱정을 안 하겠느냐. 2011년 이후 계속 걱정해왔고, 국제기구 제소 여부도 검토했다”며 “다만 지난 정부 때 제소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돼 과학적 검증에 참여해 소상히 들여다보자고 해서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답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역대 괴담 유포 리스크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황인성 기자

여당은 야당의 공세에 정면 반박하면서 항간의 의혹들을 괴담으로 평가했다. 송석준 의원은 10가지 질문을 통해 일본의 오염수 정화 과정이 과학적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유도했다. 

송 의원은 “분명한 사실이 왜곡·과장되고 허위사실까지 보태지면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 안 그래도 더위 때문에 힘들어하는 국민을 짜증나게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도 당부했다.

또 윤한홍 의원은 유 원장이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권만 달라졌을 뿐이지 과학적 사실이나 정부의 대응이 달라진 게 없다면 전 정권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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