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거래정지 전 대량매도 논란…정치권·감독당국 ‘주목’

메리츠증권, 거래정지 전 대량매도 논란…정치권·감독당국 ‘주목’

기사승인 2023-06-16 10:09:32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감원

메리츠증권이 이화그룹 내 상장 계열사인 이화전기 주식을 거래정지 직전 대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필요한 조치에 나서겠다”며 사실상 조사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보유하고 있던 이화전기 주식 5848만2142주(32.22%)를 전량 장내 매도했다고 지난달 10일 공시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화전기 주식이 거래정지된 날이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2021년 10월 400억원 규모의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해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뒤 주식을 취득했다. 이를 지난달 4~10일 사이 단가 830∼1082원에 장내 매도해 1년 6개월 만에 이익만 약 90억원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매각 이전에 신주인수권행사부터 매각이 계획된 것으로 김 회장의 구속 및 거래정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절묘한 매각 타이밍을 두고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주식이 거래정지되기 직전 팔고 나건 것을 우연으로 보느냐,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이 원장은 “(이 의원이 언급한) 이화전기는 어떤 취지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필요한 것들을 조치한 부분이 있고 앞으로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계기로 주식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엄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장사 대주주·임원의 대량 주식처분이나 특별한 호재 없이 지속해서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 신규 테마사업 관련 이상 급등주 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지난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당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나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이 주가 폭락 전 대량 매도로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둔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3일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시장 교란 세력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다고 보면 되겠다”라면서 “과하게 말씀드리면 거취를 걸다시피 한 그런 책임감을 갖고 올 한 해 중점 정책사항으로 추진해 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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