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10명 중 5명은 올해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이 늘어난 원인은 주로 부족한 임차료와 인건비를 마련하고, 기존 대출이자 상환을 위해서였다. 여기에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폐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자영업자들의 51.2%는 올해 초에 비해 대출금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48.8%는 대출금이 줄었다고 답했다. 평균 대출금액은 약 8300만원으로, 대출금이 1억원 미만이라는 답변이 75.4%, 1억5000만원 이상이라는 답변도 약 13.4%에 달했다.
대출 증가 이유는 △임차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 고정비 지출(46.9%) △기존 대출이자 상환(25.0%) △원자재·재료비 지출(15.2%) 등 사업 유지를 위해 부족한 운영자금을 마련할 목적이었다.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사업을 유지하면서 올해 1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3분기 1000조원을 넘어선 이후 4분기 1019조9000억원을 기록하고 3개월만에 13조9000억원 더 늘었다.
당장 자영업자들의 경영 상황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설문조사 결과 자영업자의 63.4%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63.8%에 달했으며, 매출이 평균 9.8%, 순익은 9.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매출도 50.8%는 올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49.2%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여전히 매출 감소 전망 비율이 개선 전망보다 높았다.
결국 자영업자의 약 40%는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된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9.4%) △자금사정 악화와 대출상환 부담(16.7%)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4.2%) 등으로 꼽혔다.
불투명한 자영업 상황은 대출 연체율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00%로 지난해 4분기(0.65%)보다 0.35%p(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제2금융권 비은행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52%로 2%를 돌파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위기 극복을 위해 제공되던 지원이 종료되면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올해 9월 말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의 종료로 자영업자들의 원금상환이 시작되면 대규모 부실이 현실화 될 수 있고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수 있다”면서 선제적 금융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