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용병 반란 사태 후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인도 뉴델리에서 화상으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 정치권과 사회 전체가 무장 반란 시도에 맞서 단결된 전선을 구축함으로써 조국의 운명에 대한 연대와 책임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서방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외부의 압력과 제재, 도발에 자신 있게 저항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맞서 싸울 것”이라며 SCO 회원국 간의 공조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용병 반란 후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참석했다. 지난달 러시아 용병단체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군 수뇌부 처벌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로 진입했다. 이에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에 대한 체포령을 내리고 주요 도심에서 대테러 작전을 발령했다. 다만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를 코앞에 두고 반란을 중단하기로 결정, 상황은 일단락됐다. 반란은 무산됐으나 푸틴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러시아의 우방국인 중국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SCO 회원국 연대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기조연설을 통해 “회원국들이 올바른 방향을 따르고 연대와 상호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며 “외부 세력이 ‘신냉전’을 조장하고 이 지역에 대립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 어떤 이유로든 내정에 간섭하고 ‘색깔 혁명’을 벌이는 것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색깔혁명은 권위주의 정권 국가에서 서방 주도로 일어나는 민주주의 개혁 운동을 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달 바그너 그룹 반란 사태에 대해 “우호적인 이웃 나라이자 신시대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러시아가 국가의 안정을 수호하고 발전과 번영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란 직후 러시아 외무차관과 중국 외교부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SCO는 지난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출범했다. 정치와 경제, 안보 협의체다. 인도와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이란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