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시장의 힘에 기반한 은행의 공정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 은행업 진입확대 정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관에서 금융지주회장들과 만나 지난 4개월 동안 마련한 ‘은행권 경영ㆍ영업 관행ㆍ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은행의 과점 폐해를 지적하면서 특단의 경쟁 강화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금융위는 업권 및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테스크포스(TF) 꾸려 은행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왔다.
김 위원장은 먼저 국내 은행산업을 두고 “경쟁이 제한된 산업의 특성을 기반으로 손쉽게 수익을 내면서, 대한민국 경제 위상에 걸맞는 글로벌 금융회사로 발전하기 위한 변화노력은 부족하다는 국민의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그는 “시장의 힘에 의한 경쟁촉진이 중요하다”며 “영업과 상품 내용에 대해 시장에 충실한 정보를 제공토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시장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정경쟁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진입확대를 통해 경쟁촉진을 추진하겠다”면서 “우선,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경우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시중은행 시장에 신규 진입이 일어나고,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함으로써 기존의 경쟁구도에도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충분한 자금력과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면, 신규 인가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기존 은행들의 서비스가 부족했거나 비효율적인 부문에서 경쟁촉진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기대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역사가 일천하고, 외국에서도 성과가 혼재되어 있는 만큼,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 및 장·단점을 인가 심사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은행권외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 나가겠다”면서 “저축은행의 인수ㆍ합병을 활성화해 저축은행의 대형화와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예금과 대출 시장의 경쟁을 제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이날 금융지주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설 것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의 업무범위가 지나치게 한정되고 계열사간 데이터 활용이나 업무위탁도 제한되고 있으며, 금융지주 내 비금융회사를 둘 수 없어 빅블러의 흐름을 따라잡기도 어려웠다”면서 “이러한 금융지주 규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지주회사제도 개선과 함께, 디지털경제로의 전환 등에 발맞추어 지난해부터 추진하던 부수업무 제도 개선 등 금융혁신 노력, 그리고 이번 은행업 경쟁 촉진 방안 등이 조화롭게 추진되면, 우리 금융산업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 할 글로벌 플레이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