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대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내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과점 체제 속에 5대 시중은행이 ‘이자 장사’에만 몰두하는 구조를 깨기 위해 업종 간 금리경쟁을 촉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은행 임원들의 과도한 성과급 지급을 막기 위한 보수체계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3월 경 업권 및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TF를 구성한 뒤 4개월 간 총 15차례 회의를 거쳐 대책을 확정했다. 먼저 은행 경쟁 촉진을 위해 마련한 대책의 핵심은 새로운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도입과 함께 지방은행 등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당국은 그동안 사실상 필요에 따라서만 내주던 은행업 인가를 상시 신청 접수를 받아 자격 요건만 충족하면 인가를 내주기로 했다. 만약 이를 통해 시중은행 인가가 발급되면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31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곳은 DGB대구은행이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같은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대구은행은 올해 안에 시중은행 전환을 검토하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전국 영업에 따른 이익과 자본을 지역경제에 재투자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기여하겠다”며 “창립 이래 56년간 축적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과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 충청 등 보다 넓은 지역의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시중은행 인가를 받더라도 본점은 여전히 대구에 두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자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지역은행 본연의 역할을 지금보다 더 충실히 담당하겠다”며 “서울, 수도권에서 영업할 때 지방은행이라고 하면 약간 차별된 고객 의식이 있었다. 브랜드를 시중은행과 대등하게 간다면 디지털시대에 여러가지로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전환 신청 시점에 대해서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은행명 변경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성숙한, 내밀한 성장이 중요하다”며 “강소은행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