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道 의혹 반박한 국토부… “김여사 땅 있는지 누가 알았겠나”

양평고속道 의혹 반박한 국토부… “김여사 땅 있는지 누가 알았겠나”

사업 재개 가능성 열었지만… “현재 ‘사업 불능’ 상태”

기사승인 2023-07-11 07:31:53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는 9일 경기도 양평군청 근처에 이 사업과 관련한 입장을 담은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땅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 노선 종점인 강상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땅이 있는지 누가 알았겠느냐”며 “타당성조사 단계에서는 땅 소유주 분포를 조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중에 토지 보상 단계에서 (소유주) 목록을 뽑을 때 파악이 되는 것. 현 상황에서는 사실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서도 김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해 종점을 변경한 것 아니냐는 야권의 의혹에 반박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대안의 종점 부근에 김 여사 일가 토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시점은 지난달 29일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서를 보내와 실무부서의 보고를 통해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종점을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하면서 사업비가 1300억원 증가해 경제성이 악화됐다는 의혹에 대해 “사업비 증가는 1300억원이 아니라 140억원”이라고 반박했다. 또 종점 변경에 있어 주민 의견 수렴이 없었는데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는데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 타당성조사 착수 이후 올 2월까지 양평군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1년여 간의 검토를 통해 최적 노선을 도출했다”며 “조사기관인 설계사에서 조사 및 검토를 거쳐 지난해 5월 강상면 종점 변경대안을 제시했고, 2022년 7월 양평군도 강하 IC 설치가 가능한 대안의 하나로 건의했다”고 말했다.

종점을 변경하면 사업추진 이유였던 두물머리 인근 교통정체 해소 효과가 미미하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두물머리와 가까운 예타안까지 올라가지 않고, 강상면에서 서울 방향으로 연결해야 두물머리 교통정체 해소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연말 준공 예정인 수도권 제2순환선 화도-양평 구간이 개통되면 6번 국도의 교통정체는 더 완화될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는 국토부가 경기 하남시-양평군을 잇기 위해 오는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지난해 7월 국토부와 양평군 등 관계기관이 노선 변경에 합의해 종점을 기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했다. 

종점으로 낙점된 강산면 인근에 김 여사 일가의 땅이 확인되자, 야권에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원 장관이 강상면 일대 김 여사 일가 땅의 존재를 알았고 노선 변경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권의 의혹 제기에 원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날 백 차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사업 재추진 여부에 대해 “정상적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불가피하게 사업 중단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정상적인 추진 여건이 허락된다면 재개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지금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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