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경기는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으며, IT경기 부진 완화 등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내외 정책 여건을 고려해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3.50% 동결을 결정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국내 경제 상황이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IT경기 부진 완화 등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기 흐름은 지난 5월에 봤던 전망 경로와 같으며 금년중 성장률도 지난 전망치 1.4%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까지는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8월 이후에는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증대됐다 가라않거나, 가계대출도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4월 증가 전환 이후 5~6월 중 증가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통위는 대내외 정책 여건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3.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모두 기준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낮아졌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과연 금리를 몇 번 더 올릴지 불확실성이 크고 외환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봐야 한다”며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고 가계부채가 어떻게 움직일지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금통위원들은 없었다”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일축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국내 외환부문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