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리) 내릴 것을 크게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제주포럼에 연사로 나서 “당분간 금리를 내린다고 얘기하기에는 상황이 어렵다. 연말까지 상황을 보고 금리를 조정하면서 거시적으로 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많은 분이 금리를 이제부터 인하할 때가 아니냐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은행이 조심스러운 것은 기저효과 등을 생각할 때 연말까지 (물가가) 3.5%로 올라갈 것 같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갈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지켜 봐야 한다”며 “미국이 금리를 2번 정도 더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내리면 격차가 훨씬 커져서 외환시장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3.50%)과 미국(5.00∼5.25%)의 금리차는 1.75%p(포인트)를 유지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0.25%p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금리차는 2.00%p로 확대된다.
이 총재는 “금리를 3.5%로 했더니 3개월 동안 가계부채가 늘어났다”며 “단기적으로는 어쩔 수 없지만 가계부채가 큰 것은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라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떨어지면 좋겠는데 트렌드가 바뀌는 모습도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 금리는 빠르게 올라가지 않겠지만 올릴 것인지 아니면 더 내릴 것인지 이런 것을 고민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