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추가출점 대신 ‘팝업’ ‘리뉴얼’로 불황 타개

백화점, 추가출점 대신 ‘팝업’ ‘리뉴얼’로 불황 타개

추가 출점 어렵지만 공간 혁신에 집중
차별화된 경험 제공해 MZ세대 취향 저격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기조 이어질 것”

기사승인 2023-07-20 06:00:24
사진=김한나 기자

백화점 업계가 경기 불황 속 수익성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뉴얼을 비롯해 다양한 오프라인 체험 팝업을 늘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이색 팝업으로 MZ 고객 유치 경쟁

지난 17일 방문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소버 유니온’ 팝업스토어. 팝업은 전시의 핵심 테마인 ‘스트리트 문화’를 모티브로 ‘전시 MD존’, ‘전시 연계 상품존’, ‘빈티지 상품존’ 총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70~80년대 레트로 감성을 담은 다양한 빈티지 패션, 소품, 아트워크 등 500여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인테리어도 ‘레트로 감성’으로 꾸며졌다. 약 330㎡(100여평)에 달하는 바닥 면은 70~80년대 발행한 잡지와 포스터를 조합한 디자인으로 래핑해 ‘인증샷’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제닉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이날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매장 직원은 “프린팅된 티셔츠가 잘 나가고 반응이 좋다”며 “중국, 일본인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데 굿즈의 경우 특정 지역이 새겨진 기념품을 많이 사간다”고 설명했다. 

사진=김한나 기자
전시된 옷을 구경하던 20대 박 모씨는 “지나가다 독특한 매장이 눈에 띄어 들어왔다”며 “한정판으로 나온 의류와 모자, 굿즈 등이 많아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도 팝업을 운영 중이다. 에비뉴엘 잠실점 지하 1층 ‘더 크라운’에서는 루이비통 팝업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핸드백과 여성 의류 중심이던 국내 명품 트렌드가 최근 남성 의류, 주얼리, 향수 등으로 점점 세분화하고 다양화하는 추세를 고려해 이번 팝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백화점과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이 함께 시너지를 이루며 패션부터 뷰티, F&B에 이르기까지 MZ세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들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특히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대형 팝업 전용 공간인 ‘아트리움’을 조성해, MZ세대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초대형 체험형 테니스 팝업 ‘더 코트’를 열어 10일간 2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노티드, 잔망루피, 포켓몬 등의 팝업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월드몰을 포함한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올해 1~5월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며 “코로나 이전보다 1.5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M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노티드 월드와 아더에러를 비롯해 앞으로도 글로벌 MZ세대를 겨냥한 이슈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도 팝업스토어를 통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더 스테이지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총 16차례 팝업 행사를 선보인 바 있다. 올 연말까지는 15번의 각기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팝업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더 스테이지의 대표 인기 팝업으로는 샤넬, 로저비비에,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스포츠, 주얼리 등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상품군의 팝업도 선보이고 있다.

올해 6월에는 프랑스 모던 주얼리 브랜드 프레드(Fred)가 장원영을 앞세워 ‘프레드 리비에라 플라자’ 팝업스토어를 국내 최초로 오픈했고, 하이엔드 골프 브랜드 ‘마제스티’의 신상 모델 ‘셀레스티얼’과 ‘스터나’도 선보였다. 지난 9일까지는 태그호이어 까레라의 60주년을 기념하는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이달 23일까지는 베르사체의 '라 바칸자’ 컬렉션의 팝업스토어가 펼쳐진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공식 리테일 매장인 ‘디즈니 스토어’의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이번에 오픈한 1호점 매장은 특별히 엄선된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완구, 라이프스타일 상품과 수집 용품 등 전 연령대가 디즈니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안에 더현대 서울‧천호점‧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에 총 3개 매장을 추가로 열고, 내년까지 1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오픈하는 점포에서도 디즈니 캐릭터 및 한국 맞춤형 아트워크로 디자인 된 체험 공간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5개 지점에서 예술작품을 통해 효성 제품을 선보이는 효성첨단소재 팝업스토어도 열고 있다. 이달 7일 목동점을 시작으로 13일 천호점, 오는 21일 디큐브시티점, 28일 중동점, 8월 8일 더현대 대구에서 일주일 간 전시가 진행된다.

신세계백화점
“트렌디한 변신” 리뉴얼 힘주는 백화점

팝업 뿐만 아니라 매장 리뉴얼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이달 7일 신관 8층을 프리미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으로 리뉴얼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고프코어, 캠핑, 스포츠 브랜드들을 한데 모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월에는 강남점 7층 신관을 글로벌 컨템포러리 브랜드부터 국내 남성 패션까지 한데 모은 남성전문관으로 새단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판교점 2층에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 전문관인 해외패션관을 리뉴얼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의 골프관을 리뉴얼 오픈했다. 지난 3월 아페쎄 골프, 4월 사우스케이프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추가 출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리뉴얼과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공산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특히 팝업스토어의 경우 정규 입점에 비해 유동적이고, 빠르게 고객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화제성이 짙은 팝업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리뉴얼을 통한 공간의 혁신과 참신하고 재미있는 팝업스토어 유치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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