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텃새화 ‘어족자원 급감, 나무 고사’
- 피해어민 환영, 전문가 포획 방법 신중해야
환경부는 31일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중으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민물가마우지는 주로 물고기를 먹이로 삼는 겨울철새였으나, 기후변화 등으로 2000년대 이후 일부 개체들이 텃새화되기 시작했다. 텃새화된 민물가마우지 번식지 둥지 수는 2018년 3,783개에서 2023년 상반기 5,857개로 1.5배 이상 증가했다. 민물가마우지의 개체수 증가와 함께 올해 청주시, 평창군 등 28개 지자체에서 양식장, 낚시터, 내수면 어로어업에 대한 58개 수역의 피해를 보고했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피해 예방을 위해 유해야생동물 지정을 건의했다.
환경부에서는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7월 우선 비살상적 관리 방법인 민물가마우지 번식지 관리지침을 지자체에 배포하고 올 상반기까지 번식지, 피해 상황을 조사한 바 있다. 이후 환경부는 지난 6월과 7월 6일, 2차례 걸쳐 조류와 어류전문가, 해양수산부, 환경 담당공무원, 어업인이 참여해 심도있는 토론을 벌였다.
환경부는 그간 조사 결과와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개체수의 증가를 비롯해 양식장, 낚시터, 내수면 어로어업에 대한 피해 예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민물가마우지의 유해야생동물 지정 추진을 결정했다.
전국내수면어업연합회 한진규 회장은 “이번 환경부의 결정을 환영한다. 어민들 역시 피해가 심한 지역 우선으로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민물가마우지 숫자를 줄인 후 결과를 지켜보자”는 뜻이라며 “무조건 유해조수로 지정해 가마우지를 모두 잡아야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민물가마우지 유해야생동물 지정과 관련해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는 “한번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속 유지된다”라며 “사람들이 날 짐승의 개체수를 적절하게 조절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피해 상황을 파악해가면서 신중하게 대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큰부리까마귀로 인한 과수, 정전 등의 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큰부리까마귀에 대해 유해야생동물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까마귀류는 까마귀, 갈까마귀, 떼까마귀, 큰부리까마귀이며 이 중 까마귀, 갈까마귀, 떼까마귀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다. 민물가마우지와 큰부리까마귀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 피해지역 주민 등은 지자체로부터 포획허가 등을 통해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민물가마우지 등에 대한 유해야생동물 지정은 양식장 등 재산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향후 민물가마우지 등 야생동물 서식현황 조사연구를 통해 생태 건강성과 함께 국민이 체감하는 자연보전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