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이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해 두 번째 사과문을 발표했다.
주호민은 2일 자신의 유튜브 게시판을 통해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많은 분들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며 1만자가 넘는 긴 글을 적었다. 성교육 강사를 요구했다는 의혹부터 학교에 가는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넣은 경위, 5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의혹과 고소, 재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주호민은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고소한 일에 대해 “사건 발행 후 교사 면담을 하지 않고 바로 고소를 했느냐는 비난과 분노를 많이 보았다. 모두 뼈아프게 후회한다”라며 “지나고 나면 보이는 일들이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특수교사 면담을 신청했다가 취소했던 이유에 대해 “바로 고소를 하려던 게 아니라 상대 교사를 대면해서 차분히 얘기를 풀어갈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만났다가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이 될까 하는 우려에서였다”라고 답했다. 이어 대면하지 않고 시스템 속에서 해결하기 위해 교육청에 전화로 문의했더니 “아동학대는 최초 학대행위 발견자가 신고의 의무가 있는데 학부모도 해당되니 학부모님이 직접 신고를 하셔도 된다”는 답을 들었다.
이후 수사기관에 신고해서 해결하는 것은 피하고 싶어 학교로 찾아갔지만 “교장선생님은 교사의 교체는 신고를 통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라며 “분리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교사에게는 사법처리를 하지 않도록 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안내를 받은 곳은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당시에는 결국 학대 혐의로 고소를 해야 교사와 분리될 수 있다는 것만이 저희에게 남은 선택지였다”고 해명했다.
특수학급 학부모들과 상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녹취를 공개하면서 무언가를 하면 학부모들이 교사를 몰아내는 모양이 될 것 같았다”라며 “빠르게 특수교사가 대체되기를 희망했으나 특수교육 쪽은 특히나 인력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 교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교육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다른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많이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어 “서로 의지하던 사이인 부모님들과 상의하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하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사죄드리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주호민은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몇 가지 오해를 바로잡고 해명했다. 성교육 강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특정 강사 요구나, 교체 요구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주호민은 “맞춤반 교사께서 성교육 교사를 모셔야는데 급하게 구하려니 어렵다고 하는 말을 듣고 아이의 엄마가 SNS에서 활동하시는 분을 찾아 추천해 드렸고 고맙다고 하셨다”라며 “이후 섭외는 학교에서 진행했다. 엄마 입장에서 아이가 분리조치를 빨리 끝내고 복귀했으면 하는 조급함에서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호화 변호인단 5명 선임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주호민은 “녹음을 확인한 후에 혹시 부모로서 과잉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전문가의 객관적 판단을 구하기 위해 여러 변호사들에게 상담을 받았다”라며 “학대라는 답을 듣기 위해서라거나 재판에 대비해 만난 것도 아닙니다. 사건이 수사기관에 넘어간 후에도 저희는 변호사를 선임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호민은 “선생님이 처벌받고 직위 해제되기를 바랐던 건 아니었다”라며 “당시에는 어리석게도 막연히 이렇게 고소를 하면, 중재가 이루어지고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었다”고 했다. 이어 “고소를 하면 우선 분리 조치가 되고 그 이후에는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처리될 거라 생각했는데 직위해제와 기소가 이렇게 빨리 진행될 것에 대해 미처 예측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두 차례 진행된 재판에 대해선 “아이의 엄마가 증인으로 한 번 법정에 나갔고 변호인의 조력은 없었다”라며 “재판으로 다투게 되면 상대 교사에게도 큰 고통과 어려움이 될 텐데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고소한 특수교사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주호민은 “서로 만나지 못한 채 재판에 들어가고 나서야 상대 교사의 입장을 언론 보도를 통해 보았다”며 “경위서를 통해 교사의 처지를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직위해제 조치와 이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교사의 삶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자극적 보도를 자제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주호민은 “지난해 9월 이후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이 아이 엄마와 아이 모두 어렵게 견디고 있었다”라며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은 최대한 누구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결하도록 노력했으나, 어떤 일은 저희 손을 벗어나 통제와 해결이 불가능한 채로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이 일이 이어지리라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이렇게 거대한 일로 터져 나오리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며칠 동안 저희 아이의 신상이나 증상들이 무차별적으로 여과 없이 공개되고, 열 살짜리 자폐 아이를 성에 매몰된 본능에 따른 행위를 하는 동물처럼 묘사하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TV 화면에는 저희 아이의 행동을 두고 선정적인 자막을 달아 내보낸다”라며 “부모로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저에 대한 자극적 보도는 감내할 수 있지만 이것만은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주호민은 “특수교사님들께 사과드린다”라며 “저희의 대응은 제 아이와 관련된 교사의 행위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었지 장애 아동과 부대끼며 교육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시는 특수교사들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 상대방 선생님이 특수교사로서 살아온 삶 모두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분에 넘치는 배려와 사랑 속에서 우리 아이가 보호받았고 지금도 아이의 상태를 우선 걱정해 주는 선생님들이 계신다”라며 “너무나 고맙고 죄송히다. 선생님들의 고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고통 속에 반성하고 있다. 살면서 갚겠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주호민 부부가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해당 특수교사는 직위 해제됐다가 지난 1일 복귀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8일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