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여파로 저렴하지만 질이 좋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식품업계가 자사 공식몰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식품제조사들은 자사몰 전용 브랜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은 할인 혜택이 크고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업계는 유통단계가 축소되는 만큼 매출과 충성고객 유인효과까지 이어져 인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공식몰 CJ더마켓은 매월 초 1일부터 진행하는 ‘더마켓 세일 페스타’에 이어 ‘더마켓 프레시 페스타’도 매달 말 정기적으로 운영해 소비자 혜택을 높이고 있다. 인기 상온·냉장 제품 300가지 제품에 대해 40%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대규모 브랜드 프로모션 이벤트다.
멤버십 제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CJ더마켓의 멤버십 제도인 '더프라임'은 월간, 연간 이용권을 구매하면 월 1회 무료배송, 회수 무제한 7%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는 회원제다. 월간 연간 회원권은 각각 2000원, 2만원으로 구매 이후 각각 2000원, 2만4000원의 기프트카드를 받을 수 있다. CJ더마켓의 누적회원수는 올 8월기준 308만명이다. 이는 1년 전보다 30만명 늘어난 수치인데 같은 기간 누계매출 또한 30% 증가했다.
풀무원의 온라인몰 ‘샵풀무원’도 매출이 오픈 1년 만에 1.5배 성장했다. 샵풀무원의 강점은 자사몰 중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샵풀무원은 지속가능식품 카테고리를 운영해 무농약·유기농·저탄소농산, 무항생제·유기축산, 지속가능수산, 동물복지, 비건, 식물성 단백질, 친환경 식품으로 세부 분류했다.
지난 2007년 론칭한 동원디어푸드의 동원몰은 누적 회원수 130만명을 보유했다. 동원몰은 ‘밴드배송’ 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동원그룹의 다양한 식품과 코스트코, 이케아 등 대형마트의 각종 상품들을 고객의 주문에 따라 묶어서 배송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자사몰인 ‘정관장몰’에서 지난 7일 첫 번째 전용 브랜드 상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정몰초이스’라는 브랜드를 달고 정관장몰에서만 판매된다. ‘프레딧’이라는 자사몰에 공을 들여온 hy도 올해 이 시장에 진출했다. 상반기 프레딧에서 피부유산균 화장품, 유기농 두유를 전용 상품으로 출시했다.
업계에선 제조사의 자사몰 전용 브랜드 출시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별도의 마케팅과 광고비용을 쓰지 않는 점이 자사몰 운영방식의 강점”이라며 “무엇보다 유통시장이 대규모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자사몰에서의 자체 제품 판매는 제조 노하우를 보유한 제조업체만 할 수 있기에 소비자들도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쿠팡과 CJ간의 갈등이 유통채널과 제조사간의 싸움인 만큼 자사몰을 통한 회원수 확보는 제조사 입장에서 유통채널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몸집이 커지면서 제품을 납품하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도 줄고 ‘을’의 위치에 서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쿠팡도 힘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소비자들이 이용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제조사에서도 일정 자사몰 회원 수를 확보할 수 있다면 유통사에 휘둘리지 않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