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막염 발병률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를 비롯해 윤상웅·최종원·김보리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반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건선으로 진단된 20세 이상 환자 32만여 명과 건선 없이 두드러기만 앓는 대조군 64만여 명의 포도막염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수행,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건선이 없는 환자보다 건선이 있는 환자에서 포도막염의 발병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막염, 앞포도막염, 재발성 포도막염 등의 위험성이 전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장 실명 위험이 높은 포도막염 유형인 ‘전체 포도막염(Panuveitis)’의 경우 이번 연구에서 건선 유무에 따른 발병률 차이는 매우 적었으나, 건선 관절염을 동반한 건선 환자에서는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해 1000인년당 0.44명의 발병률을 기록했다. 이는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0.44명꼴로 환자가 발생한다는 의미로, 비건선 환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한 연구팀은 건선 첫 진단 후 3년 안에 포도막염이 재발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는데, 포도막염의 진단과 치료시기를 결정하기 위한 협진의 ‘골든타임’으로 볼 수 있어 치료 지침 마련에 기여할 전망이다.
우세준 교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한국인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의 위험성을 자세하게 분석한 연구”라며 “건선 환자들은 시각적인 문제가 발생하는지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확인할 것을 권하며, 특히 건선 중증도가 높거나 관절염을 동반할 경우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선은 피부에 두꺼운 각질과 함께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만성·염증성 면역 매개 피부 질환으로, 한 해 병원을 찾는 환자 수만 16만 명에 이른다. 면역 체계의 과도한 반응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건선은 실명의 원인이 되는 ‘포도막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도막염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부 환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가면역질환 등 면역 체계의 이상과 관련이 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고령에서 주로 발생하는 백내장, 녹내장과 달리 포도막염은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나타나고, 증상을 방치하면 실명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