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추석 과일 선물세트에 쓰이는 알이 굵은 사과 수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장마, 폭염, 태풍 때문이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선물세트용 사과로 쓰이는 홍로(상품, 10kg)의 평균 도매가는 18일 기준 9만7920원으로 1년 전(6만6188원)보다 47.9% 올랐다.
배는 올해 수확한 원황(상품, 15kg) 품종의 도매가가 5만5840원으로 1년 전보다 20.2% 더 비쌌다.
선물세트에 많이 쓰이는 신고 품종은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제품이 지난해 수확한 재고여서 가격이 전년보다 싸지만, 햇 신고배가 나오는 2∼3주 뒤부터는 가격이 원황 품종과 비슷하게 뛸 것으로 전망된다.
사과와 배 가격이 이처럼 뛴 것은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과일 꽃이 피는 봄부터 주요 산지가 냉해와 우박 피해를 본 데다, 장마와 태풍, 폭염으로 병충해도 발생하면서 정상 제품 물량이 크게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보고서에서 올해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8.7%, 배는 2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대형마트는 기존에 거래해오던 지역 외에 대체 산지를 발굴하거나 알이 적은 과일로 저가형 선물세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마트는 태풍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전라도 쪽 사과 물량을 발 빠르게 확보하고 나섰다. 또 사과와 배를 대체할 수 있는 이색 과일 선물세트를 확대한다.
롯데마트는 사과와 배 작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부자재 비용을 줄이거나 기존보다 알이 적은 원물을 활용한 저가형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30% 확대했다. 여기에 사과와 배 단일 상품보다 샤인머스캣이나 멜론 등을 섞은 혼합 선물세트 구성도 늘렸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