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를 연고로 둔 프로농구단 KCC이지스의 부산 이전으로 대기업의 비상식적이고 부도덕한 행태보다는 전주시가 온갖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현대모터스 프로축구단이 원정팀 훈련장을 두고 무능한 행정을 비난하며 ‘남 탓’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전북 현대모터스는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라이언 시티와 킷치, 방콕 유나이티드와 F조에 편성돼 오는 20일 킷치와 예선 1차전을 갖는다.
이에 전북 현대는 첫 경기를 준비하면서 킷치의 훈련장소로 전주종합경기장을 섭외했지만 잔디가 파여 도저히 훈련을 진행할 수 없다며 전주시를 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전북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준비하면서 최소한 3~4개월 전 전주시와 장소에 대한 사전 협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임박해 전주시에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천재지변에 따른 잔디 훼손 등의 사실관계는 염두조차 두지 않은 채 지자체만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올 여름에는 유례없는 천재지변에 가까운 폭염과 폭우로 전국의 많은 축구경기장 잔디가 손상을 입는 피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전북현대가 챔피언스리그 개최를 위해 전주시와 사전 협의를 거쳤다면 장소변경 등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페스티벌 개최 이후 최근에야 훈련장소를 협의해왔던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북 현대가 언론을 통해 대책 없이 허물었다고 비난하는 월드컵 보조경기장의 경우도 전주시를 비난하기 위한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월드컵 보조경기장은 원정팀에게 연습구장으로 제공해왔지만 전주시의 복합스포츠타운 건립계획에 따라 공사를 착공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지역의 경기장 운영, 관리 권한을 가진 전주시는 대안으로 솔내생활축구장을 제시했지만 이곳 또한 올 여름 기상이변으로 손상돼 제대로 된 기능을 다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완주군 봉동에는 현대축구단이 운영하고 있는 국제규격의 연습구장 4개면을 갖추고 있는데도, 이마저도 전북 현대는 훈련일정 조율로 인해 양 팀 모두 차질이 우려된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태에 전주시민들은 세계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영국의 명문구단들은 대도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주와 같은 지방도시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노력으로 탄생한 만큼 지역민과 원활한 소통을 통한 구단운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주시 효자동에 사는 시민 박모씨는 “KCC도 그렇고 전북 현대도 그렇고 팬들과 지역민은 안중에도 없고 인기를 등에 업고 갑질을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전북 현대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전주성의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