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감염 질환인 패혈증에 걸린 환자 10명 중 3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혈증 환자 10명 가운데 2명이 사망하는 미국, 독일 등 해외보다 치명률이 높은 편이다. 패혈증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12일 질병관리청이 ‘세계 패혈증의 날’(매년 9월13일)을 앞두고 지난 2019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15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1만3879건의 패혈증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급실 방문 환자 10만명당 613명꼴로 패혈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입원 중 패혈증 발병은 10만명당 104명 정도였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에 대응해 전신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주요 장기가 손상되며 기능 부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중증 감염 질환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5000만명의 패혈증 환자가 생기며 이 중 20%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지역사회 발생 패혈증 사망률은 29.4%, 병원 발생 패혈증은 38.2%로 확인됐다.
전체 패혈증 환자에서 가장 흔한 감염 부위는 호흡기계로 폐렴이 전체 패혈증 환자의 45%를 차지했다. 복강 감염(27.9%)이 두 번째로 높았다. 패혈증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젖산 농도 측정과 혈액 배양 검사, 항생제·수액·승압제(혈압을 높이는 약) 투여까지 묶음 치료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패혈증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인 1시간 안에 묶음 치료가 완료된 경우는 10.1%에 그쳤다. 3시간, 6시간 이내 수행률은 각각 53.6%, 78.9%로 나타났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패혈증에 특이한 진단법은 없다. 그러나 감염을 시사하는 증상과 이와 관련해 발생하는 급성 장기부전 소견이 나타나면 패혈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며 “패혈증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신체 장기 기능의 장애나 쇼크 등이 동반되는 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혈증은 진행 속도가 빨라 발병 후 수일 안에 사망할 수 있었 발열 등 감염과 함께 의식이 처지거나 호흡이 가빠지면 신속히 병원에 가서 치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은 패혈증 진료지침서를 마련해 올해 안에 임상 현장에 배포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앞으로도 다각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패혈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패혈증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위한 지속적인 민관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패혈증 진료지침서가 개발돼 전국적인 진료 표준화를 통한 패혈증 예방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