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40~60대 중장년층이 가족 돌봄으로 인해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5명 중 1명 꼴로 가족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포기한 경험이 있었다.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51.7%)은 가족 중 노인이나 환자,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구성원이 있다고 답했다. 돌봐야 할 가족이 2명 이상인 경우도 24%에 달했다.
돌봄 방식을 보면 ‘가족이 전적으로 돌봄’이 55.4%를 차지했으며, 이들은 하루 평균 8.1시간을 오로지 가족을 보살피는 데 쓰고 있다.
이에 따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 가족 돌봄으로 인해 ‘우울감·스트레스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자가 62.6%에 이르렀다. 58%는 가족 간 갈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노동과 여가시간 부족(71.8%) △의료비·간병비 등 경제적 부담(69.3%) △건강악화나 심리적 소진(65.8%) 같은 현실적 어려움도 느꼈다.
아울러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을 중단했거나 직장을 그만둔 적이 있다는 응답은 20.3%로, 5명 중 1명꼴이었다.
가족들을 불가피하게 요양시설에 입소시킨 중장년층의 경우 ‘미안함’(92.9%)과 ‘죄책감’(76.2%)에 시달렸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존재했다. 응답자의 2명 중 1명은 자신이 고독사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반증하듯 응답자 78.1%는 자녀들이 자신을 돌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돌봐줄 사람이 아예 없는 것 같다’는 의견도 15.4%를 차지했다.
중장년층의 83.9%는 현재 국가와 사회가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95.5%는 앞으로 돌봄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익 돌봄과미래 이사장은 “돌봄 문제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절박한 문제이고 재난 수준에 와있지만 대책은 너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가 시급히 법안을 만들어 지역사회 돌봄이 정착되고 확대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