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도체법 발효…“국내 영향 미미” vs “소부장 발판”

EU 반도체법 발효…“국내 영향 미미” vs “소부장 발판”

기사승인 2023-09-24 06:00:25
독일의 한 반도체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웨이퍼 생산을 진행 중이다. 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역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를 발표했다. 국내에 미칠 영향을 두고 분석이 나뉜다.

EU집행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반도체 기술 및 응용 분야에서 유럽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지원 방안을 담은 반도체법을 발효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법은 오는 2030년까지 EU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현행 10%에서 2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첨단 반도체 설계와 제조, 패키징 역량을 구축·강화하고 신규 인재를 유치하는 방안 등을 담았다.

특히 유럽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도 마련된다. 오는 2027년까지 대규모 기술 역량 구축 및 관련 연구·개발에 총 33억유로(4조7000억원)를 지원한다. 민간투자를 합쳐 총 430억 유로(61조22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EU 내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반도체 제조시설에는 신속허가 절차를 적용, 보조금 심사 절차도 간소화된다.

다만 EU반도체법이 국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나라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까지 EU에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없다. 현재 두 기업 모두 한국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기에 EU에 동시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도 낮다고 점쳐진다.

무역협회가 지난 6일 발간한 ‘미국과 EU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한국 반도체 기업이 EU에 진출하기 어려운 이유를 △EU 시장 내 첨단반도체 팹에 대한 적은 수요 △취약한 반도체 생태계 기반 △EU 내 반도체 제조시설의 높은 운영비용 등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EU 반도체법 관련 국내 기업의 움직임이 크게 포착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유럽 내 투자 계획이 수립되지 않는 한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낼 수 있는 역량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U 내 반도체 생산이 활성화되면 한국 소부장 기업에게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인텔과 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EU 투자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장비,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우리 소부장 기업도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당장 극적인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소부장 기업의 경우, 유럽에 반도체 생산 기지가 생긴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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