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연간 20만대 자동차 생산 능력이 있는 현대차 러시아 현지 공장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해당 공장은 앞서 카자흐스탄 기업에 매각이 추진됐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공장이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만투로프 부총리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이노프롬 산업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 인수와 관련해 이미 모든 결정이 내려졌다”며 “적어도 회사 측이 직접 밝힌 만큼,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투로프 장관은 “인수 기업은 국내(러시아) 기업이 될 것”이라며 “그들은 옵션을 계획하고 있지만, 대통령령을 고려하면 (유효기간이) 2년으로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옵션은 현대차가 공장을 되살 수 있는 권리(바이백)를 의미한다.
연간 2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지난해 3월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카자흐스탄 매각설이 제기됐다.
지난 3월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 정책·혁신·통상위원회 위원장 키릴 솔로베이치크가 해당 공장 매각과 관련해 “카자흐스탄과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카자흐스탄 기업 매각설이 제기됐지만 매각은 이뤄지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매각을 승인하지 않았다 관측도 나왔다.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러시아 판매량은 급감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러시아 시장에서 총 6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지난해 동월 2892대와 비교하면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것과 마찬가지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러시아 자동차·부품 판매 회사 ‘AGR 오토모티브 그룹’, ‘아프토토르’는 물론 중국기업인 ‘체리’ 등이 공장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인수기업으로 ‘AGR 오토모티브 그룹’으로 잠정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