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에 26일(현지시간) 미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 셧다운 우려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금융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8.00p(1.14%) 내린 3만3618.8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월 22일(530.49)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3.91p(1.47%) 하락한 4,273.53에, 나스닥 지수는 207.71p(1.57%) 내린 1만3063.61에 장을 종료했다.
미 증시 하락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는 2024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오는 10월 1일 0시(현지시간) 이전에 새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예산안 처리가 불발될 경우 연방정부 업무가 일부 일시 중단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회계연도 종료 전에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켜 정부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지만 올해는 하원의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대규모 예산 삭감을 요구하고 있어 임시예산안 통과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전날 낸 보고서에서 셧다운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경제에 직간접적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전날 낸 보고서에서 셧다운 사태가 발생하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적으로 셧다운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역사적으로 셧다운이 평균 2주 안팎에서 마무리돼온 점, 공무원 급여 소급 적용 등으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1개 분기 내 되돌려진다”고 판단했다.
다만 셧다운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실업률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 연구원은 “정부영역 일자리가 10분의 1로 감소할 시 실업률 5% 대로 급등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점들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경기 침체 우려와 맞물려 갑작스런 경제금융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셧다운 사태가 미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허 연구원은 “정부 셧다운으로 하여금 시장참여자들이 골디락스 전망을 일부 후퇴시킴과 동시에 연준의 11월 추가인상 확률을 하락시킬 수 있다”면서 “통화당국 입장에서 불필요한 과다 긴축을 유발하기보다는 더욱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