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11일 광주시와 전남 화순군 등에 '정율성 기념사업'을 중단하고 이미 설치된 기념시설을 철거하라고 권고했습니다.
6·25전쟁 당시 적의 사기를 북돋운 군가를 작곡했고, 대한민국 체제를 위협하는 데 앞장선 인물을 기념하는 것은 국민 상식에 어긋난다는 이유입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율성을 기리고 기념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과 그 유가족의 영예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보훈부는 지방자치법 제184조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지자체의 사무에 관하여 조언 또는 권고하거나 지도할 수 있다'를 근거로 사업 중단을 권고했습니다. 광주와 전남에는 정율성 역사공원과 정율성거리, 정율성로, 흉상, 벽화 등이 설치 및 조성 중입니다. 보훈부가 승격 이후 지자체 사무에 대해 시정을 권고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광주시는 위법한 사항이 없다고 즉각 반발했습니다.
정율성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건너간 음악인으로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북한 인민군을 위한 군가 등을 작곡했으며 중국에 영구 귀화해 1976년 사망했습니다.
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