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교육생들이 난민 재활 프로그램으로 이해하고 참가했어요. 하지만 회차가 거듭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씩 넓혔죠. 본인이 원하는 자개 도안을 형태로 직접 디자인하며 공예의 본질에 집중하는 시간이었어요. 무엇보다 공예 프로그램을 통해 심리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홍대웅 공예가는 특별한 경험을 강조했다. 서울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난민들을 대상으로 ‘1인 옻칠 트레이 세트 만들기’ 목공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다.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2년째 진행 중인 ‘행복한 공예 교육’ 사업의 일환이다.
‘행복한 공예 교육’은 문화·지리·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공예를 일상에서 쉽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문화소외계층에게 공예 교육은 물론, 공예 활동을 통한 공예문화와 가치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다. 공예인들의 일자리 창출 및 공예 인식 확산을 위해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공예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지역 문화와 인적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고자 전국 교육 단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공예 교육 프로그램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예가 4~6명이 한 팀을 이뤄 시설마다 1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총 10회차 교육을 실시해 일회성 체험이 아닌 지속적인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난민 교육생들은 공예를 통해 한국문화를 접하고 이웃과 교류를 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난민들은 환경과 사람 모두 낯선 타국에서 나무를 만지고 칠을 하고 다듬으며 공예품을 만들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리비아 출신 마이키 교육생은 “모두가 친절하게 도와줘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만약 여기에서 또 불러준다면 언제든 달려올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관계자는 “디자인·공예 프로그램으로 사회적 고립과 자립을 돕는 독일의 ‘쿠쿨라(CUCULA)’처럼, ‘행복한 공예 교육’은 직업을 갖기 어려운 난민이나 문화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일상에서 작은 경험을 통해 자신이 아는 세상 너머를 바라보는 눈을 뜨게 되는 걸 추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