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의 유턴기업 지원액 가운데 90%가 유턴하지 않은 기업에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유동수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수은으로부터 유턴기업 혜택을 받은 총 41개사 중 총 28개사가 국내에 사업을 개시하지 못하고 조업 준비상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총 1조9025억원의 지원금 중 1조7193억원이 조업 미개시 기업에 지원되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조업 미개시 유턴기업은 2018년~2019년 1개사 8억원에 불과했으나, 2020년 5개사 2030억원으로 지원 규모가 급증했다. 이후 2021년 15개사 6239억원, 2022년 24개사 1조1372억원, 올해 1~8월 28개사 1조7193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일부 유턴기업들이 국내 복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유턴기업은 선정 후 5년 이내에 국내에 사업을 개시해야 하나, 기한 도래 이전에 일정 절차를 거치면 기한 연장이 가능해 사실상 무기한 국내 복귀를 지연할 수 있다. A사의 경우에는 2017년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나, 6년째에 접어든 올해도 국내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유동수 의원은 “지난해 수은의 유턴기업 지원 규모는 41개사, 1조902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차후 수은의 유턴기업 지원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유턴기업 국내 복귀 실적이 저조하다면 유턴기업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수은은 유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만을 집행하고 유턴기업 선정 및 사후관리는 전적으로 산자부를 따르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수은은 정책금융을 집행하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유턴기업의 조속한 국내복귀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