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환절기를 맞아 알레르기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 1위 의약품 유통기업인 ㈜지오영 그룹(이하 지오영)은 알레르기치료제 지르텍 10정(세티리진염산염)의 약국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약국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지오영이 마케팅을 담당하는 ‘지르텍10정’의 9월 약국 판매순위가 전달에 비해 27계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17계단 상승했던 지난 봄철(3월) 증가세를 크게 앞지른 올해 최고 기록이다.
알레르기 환자는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철에 가장 많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실제로 일년 중 알레르기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는 가을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 알레르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1304만1855명에 이르렀다. 이 중 4월이 243만7071명, 9월이 258만555명으로 가장 많았다.
환자가 가장 많은 9월에 알레르기치료제의 판매도 증가하는 것이다.
봄철에는 자작나무, 오리나무, 참나무 등 수목의 꽃가루가 알레르기 유발의 주요 원인이었다면, 요즘 같은 가을철에는 잡초 화분, 특히 돼지풀, 쑥, 환삼덩굴과 같은 잡초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이러한 꽃가루 성분에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물질 더해지면서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물질로 변해 알레르기 반응을 훨씬 잘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최근 중국 저장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에서 알레르기 비염 전력이 없는 성인 37만9488명을 평균 12.5년 동안 추적하면서 알레르기 비염 발병 상황을 체크한 논문을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대기 오염물질인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당 1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상승할 때 알레르기 비염 발병 위험은 5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PM10)는 10㎍/㎥ 증가할 때 알레르기 비염 발병 위험이 45% 증가했고, 거친 먼지는 5㎍/㎥ 증가할 때 알레르기 비염 발병 위험은 2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가 건조하고 차가워지는 것도 원인이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마스크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실내 외 온도가 많이 차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질환의 주요 증상은 눈이 가렵거나, 붓고 충혈되는 결막염, 코 증상으로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비염 증상이 생긴다. 심하면 전신에 열감, 피로감, 전신 통증과 같은 전신 감기, 몸살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기관지 증상으로는 기침, 가래, 가슴 답답함, 심하면 천명음(쌕쌕거림), 호흡곤란까지 보일 수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 성수기인 가을을 맞아, 올해부터 지오영도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9월부터는 하반기 대중광고를 시작하며 알레르기치료제 정보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지르텍은 국내 항히스타민제제 시장에서 30년 이상 입지를 공고히 다져온 알레르기질환 치료제로 연간 100억 이상의 국내 매출을 기록 중인 일반의약품이다. 130여개 이상의 제네릭 의약품이 출시되어 있는 국내 항히스타민제 시장에서 5년 연속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오영의 지르텍 약국마케팅은 지난 해 11월 지오영과 한국유씨비제약㈜ 간의 파트너십 계약에 따른 것이다. 해당 계약에 따라 지오영은 2023년 1월 1일부터 국내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에서 일반의약품인 지르텍 10정에 대한 독점적 마케팅을 수행하고 있다.
알레르기질환 치료제인 지르텍은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 다년성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만성특발성 두드러기를 비롯해 피부염 및 습진 등 다양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 지르텍과 같은 2세대 항히스타민 제제는 기존 1세대 항히스타민제제에 비해 졸음, 피로감, 기억력 감퇴, 집중장애 등의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강점이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의 알레르기성 비염 및 결막염 환자 규모 등을 바탕으로 국내 인구의 10% 정도가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꽃가루가 주원인으로 꼽히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2021년 491만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 전인 2019년엔 707만 명을 찍었고 코로나 기간 다소 감소했다가 2022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22년 8월까지 환자가 631만 명이다.
꽃가루 때문에 눈물이 나고 눈이 가려운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 수도 18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