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을 인도적 차원에서 일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시가전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단호히 밝혔다.
3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측의 인도적 교적 중단 제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만나 인도적 교전 중단에 대해 논의했으나, 회담이 끝난 후 “인질들의 귀환을 포함하지 않는 ‘일시적인 휴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 중인 가자지구의 핵심지역 자가시티를 포위, 군사작전을 수행 중이다. 그러나 가자지구 내 난민촌이 공습을 당하는 등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같은 날 알시파 병원 입구에서 부상자를 이송하던 구급차 행렬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1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상태가 위중해 우리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이었다”며 “적십자와 적신월사, 전 세계에 환자 이송 계획을 미리 설명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측은 하마스 테러범을 공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테러 공작원들과 무기를 구급차로 옮긴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해당 지역은 전장이다. 민간인들에게는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요구를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캠페인 리셉션 중 이스라엘과 하마스 교전에 대해 “일시 중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시 중지는 포로들을 석방할 시간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인도주의적 지원을 포함해 전쟁의 규칙과 인도주의는 언제나 적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국제기구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SNS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 의료시설, 구급차는 언제나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지금 당장 휴전하라”고 강조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도 난민촌 공습과 관련해 “이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과도한 공격들이란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성명을 냈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영유아를 포함 민간인을 공격해 사살하고, 200여명을 가자지구로 납치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에 대한 소탕 작전을 실시, 지난달 28일부터 가자지구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3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9257명으로 집계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