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연이은 실적 개선을 보여주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끝에 탄생한 신약들이 매출을 견인하며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3646억원, 영업이익 57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6%, 22.8% 늘어났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685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 만에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첫 성과다.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미약품은 2021년 1조2000만원, 2022년 1조3000만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부터 매출 1조 클럽에 들어선 한미약품은 신약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 신약인 ‘로수젯’은 2018년부터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단일 품목으론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1403억원을 찍으며 전년 동기 대비 13.9%의 성장을 이뤘다.
고혈압 복합 신약 ‘아모잘탄패밀리’ 역시 한몫했다. 아모잘탄패밀리는 출시 12년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에 도달했다. 지난해부터는 ‘메이야핑’이라는 이름을 안고 중국 전역에 출시됐다. 중국은 약 3억8000만명의 고혈압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북경한미약품의 마케팅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성장을 이어갈 차세대 먹거리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같은 해 10월부터 현지 판매를 전개 중인 호중구 감소증 치료 바이오 신약 ‘롤베돈’(국내 제품명 롤론티스)의 경우 매분기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2025년까지 롤베돈의 연매출이 3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비만 파이프라인(H.O.P) 프로젝트도 주목 받는 연구 중 하나다. 특히 GLP-1 수용체 계열 약물인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비만치료제로 임상 3상에 진입한 상태다. GLP-1 수용체 계열 약물은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는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단일품목으로도 조 단위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25%를 웃도는 체중감량 효과를 통해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차세대 비만치료제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외에도 요요현상 억제에 도움을 주는 바이오 신약, 섭식장애 개선제, 경구용 비만치료제, 비만관리 디지털치료제 등을 이용해 비만 치료 전 주기를 아우르는 제품들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3년 내 국내에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임상 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라며 “수입 제품과 달리 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의 성과는 외부에서 도입한 약품 등으로 창출한 ‘상품 매출’이 아닌, 독자적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제품을 통해 이룬 ‘제품 매출’이 대부분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고품질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