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은행권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리스크에 여전히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들이 금리 변동을 정확히 예측해 포트폴리오를 적절하게 조정하지 못하면 통화 재팽창 위험에 놓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디스의 매니징 디렉터인 애나 아르소프는 9일(현지시간) 한 콘퍼런스에 참석 중 로이터통신에 은행 부문의 전망이 아직도 부정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르소프는 “일부 은행이 단지 더 나은 위치에 서려고 원금에 약간 타격을 입은 증권을 적극적으로 팔거나 판매할 계획을 세우는 것을 시장에서 목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몇 은행이 선도곡선(forward curve)이 정확하다고 믿고 금리 인하를 기다릴 수도 있지만, 희망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은행권은 지난 봄 실리콘밸리은행(SVB)이 급등하는 금리로 막대한 미실현 손실이 발생, 급작스럽게 파산하면서 큰 혼란에 빠진 바 있다. 다수의 지역 및 중형은행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무디스는 지난 8월 초 미국 중형 은행 10개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6개의 대형 은행에 대해서는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아르소프는 자신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은행들의 자본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을 통해 은행들이 원금에 타격을 받은 이들 포트폴리오 일부를 재구성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은행 및 증권 규제 당국들은 크레디트스위스(CS)의 붕괴로 인한 여파를 고심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잇단 투자 실패와 고객 이탈로 결국 스위스 최대 은행 UBS로 넘어간 바 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