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의 자회사 IBK서비스 노동조합에서 본격적인 쟁의 활동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IBK서비스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가 약속됐지만, 이에 대한 진척이 없다는 주장이다. 노조에서는 다른 금융공기업 산하 서비스 자회사보다 임금부터 복지혜택이 월등히 낮다고 호소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기업은행서비스지부(IBK서비스 노조)는 이번 달 초부터 기업은행 본사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오전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피켓 시위에서 IBK서비스 노조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당시 약속했던 처우 개선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시위를 진행하는 이유를 밝혔다.
IBK서비스 노조는 기업은행이 다른 6개 자회사들보다 서비스에 차별대우 하고 있다고 꾸준히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기간 기자회견에 이어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나왔다.
당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에게 “IBK캐피탈, 연금보험,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다른 자회사들은 다 성과급이 있는데 유독 IBK서비스는 임원들에게만 성과급이 지급되고 근로자들에겐 한 푼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며 “사내 대출은 물론 콘도 이용 등과 같은 회사 복지들도 해당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성태 은행장은 “의원님 지적에 대해 공감한다”며 “(IBK서비스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IBK서비스 노조에서는 약속과 달리 제대로 된 논의조차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웅 IBK서비스 노조 지부장은 “지난달 정무위 국감 이후 27일 기자회견을 추가로 진행하려 했지만, 서비스 사측에서 기업은행과 협의를 할 테니 기자회견은 미뤄달라라고 말한 바 있다”며 “이를 믿고 기다렸지만 사측에서는 논의를 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할 뿐 진척 없는 모습만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김웅 지부장은 서비스 노조가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IBK서비스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따라 만들어져 벌써 5년의 시간이 흘렀다”며 “그 사이 다른 공공기관 산하 서비스 자회사들의 처우는 꾸준히 개선된 반면 IBK서비스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IBK서비스에 따르면 기업은행 산하 8개 자회사(캐피탈·투자증권·연금보험·자산운용·저축은행·시스템·신용정보·서비스) 중 IBK서비스만이 사내복지기금을 비롯해 콘도 이용, 사내대출, 성과급 혜택을 이용하지 못한다. 그나마 복지포인트와 상여금 혜택이 있지만, 복지포인트도 1인당 지급액수가 가장 낮다.
또한 IBK서비스에서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 공기업 자회사보다 처우가 낮다고 지적했다. 김웅 지부장은 “산업은행의 경우 KDB비즈가 IBK서비스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회사”라며 “KDB비즈가 IBK서비스보다 기본급도 높고, 직무급제가 적용되어 있는 등 처우가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임금인상률 잠정 협의안만 보더라도 KDB비즈는 4.8%지만 IBK서비스는 3.5%에 그친다”며 “말로는 동종업계 수준과 맞춰준다고 하지만 말만 그럴 뿐 제대로 된 협의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IBK서비스 노조는 오는 17일까지 기업은행 본점에서 피케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11월 4주차 기자회견 및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노동위원회 조정 신청과 대규모 집회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서비스가 IBK서비스 노조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