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IPO 재도전, 성패 가를 핵심 포인트는

빗썸 IPO 재도전, 성패 가를 핵심 포인트는

추진 성공하면 업계 최초 상장 가상자산 거래소 탄생
이정훈 전 의장 재복귀…사법리스크 문제 여전히 남아있어
투명한 지배구조로 시장 신뢰 회복 선결해야 지적 앞서

기사승인 2023-11-15 06:00:10
빗썸 제공.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업비트에 밀리는 점유율을 IPO를 통한 신뢰성 확보로 타개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임원진의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복잡한 지분구조 문제, 실적 개선 등의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고 있는 빗썸코리아는 지난달 말 삼성증권을 상장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작업에 들어갔다. 

상장 시기는 구체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2025년 전 까지는 상장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중 어느 쪽으로 상장할 지에 대해서는 상장을 목표로 검토하면서 정한다는 방침이다.

빗썸의 IPO 추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0년에도 빗썸코리아는 IPO를 추진했지만 중도 포기한 바 있다. 빗썸코리아가 상장에 성공하게 되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중 1호 상장사가 된다. 현재 빗썸은 올해 상반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금융상품 자산만 4000억원이 넘는 만큼 이번 IPO의 목적은 자금조달이 메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빗썸이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선 시장 신뢰 회복이 중요하고 판단했고, IPO를 통해 대외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경영 투명성,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검증받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IPO 추진을 앞두고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의장은 빗썸홀딩스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코인 상장 청탁 의혹을 받는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는 이사회에서 제외되고, 이재원 빗썸코리아 대표가 빗썸홀딩스 대표를 겸직한다. IPO 진행을 위해 이사진 정리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다만 이정훈 의장도 사법리스크가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BK메디컬그룹 김병건 회장에게 빗썸 인수와 공동경영을 제안하면서 가상화폐 BXA코인(빗썸코인)을 빗썸에 상장시키겠다고 속이고 계약금 명목으로 약 1억달러(당시 환율 1120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검찰은 이 전 의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 전 의장과 김 회장 간에 체결된 투자합의서에 구속력이 없다는 조항이 있고 BXA 코인 상장을 확약한다는 내용도 없어 기망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16일 항소심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투명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빗썸코리아 지주사 빗썸홀딩스의 명목상 최대주주는 비덴트로 지분 34.22%를 보유하고 있다. 비덴트 회장으로 알려진 강종현씨는 횡령과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법원은 비덴트의 빗썸홀딩스 지분 전량을 강씨 지분으로 간주해 강제 추징보전 명령을 한 상태다.

여기에 현재 비덴트 지분을 제외한 빗썸홀딩스의 나머지 지분은 △디에이에이 29.98% △BTHMB홀딩스 10.70% △기타 25.10%인데 이 65% 가량 지분 모두가 이 전 의장 소유로 알려졌다. 과거 지분 매각 등 과정에서 국내외 여러 법인으로 지분 쪼개기가 이뤄져 현재까지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된다. 투명한 지배구조 구도를 만들어야 빗썸이 원하는 ‘시장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은 비덴트도 문제지만 실소유주에 대한 오해와 부정적인 인식이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며 “빗썸코리아를 둘러싸고 각종 불법 의혹이 불거졌던 데다 아직 관련 사안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관사를 선정해봤자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선행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빗썸코리아 및 지주회사인 빗썸홀딩스는 그동안 전문경영인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운영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사에서 도덕적해이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이 빗썸의 이미지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기에 주주사들과 협의해 지분율 변경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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