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험지 출마 주장이 친명·비명을 불문하고 나오고 있지만 이 대표는 ‘계양을’ 재출마 의지를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에 머물며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겠다는 것인데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치인이 0.5선을 이유로 보신하겠다는 논리가 맞느냐는 비판도 잇따른다.

1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내부에는 이재명 대표의 헌신을 바라는 요구가 잠재되어 있다. 일명 ‘강성 팬덤’ 지지자들의 맹목적인 이 대표에 대한 옹호 태도에 드러내놓고는 말하지 못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가 먼저 앞장서주길 내심 바라는 눈치다. 

특히 수도권 의원과 원외 인사들은 국민의힘이 김포 서울 편입 당론 추진을 통해 수도권에 일으킨 바람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당 대표의 결단을 바라고 있다.

당 지도부가 총선에서 보신주의를 취한다는 점도 당내 지지를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제기된 당대표 험지 출마설에 대해 “보궐선거로 들어와서 1년 조금 넘은 0.5선에게 기득권이라고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면서 “지역구 의원으로서 자리를 지키면서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계획일 것”이라고 이 대표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이 대표가 험지 출마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현 지역구 재출마할 것이라는 사실상의 설명인데 대선 후보까지 지내고 압도적인 지지로 당 대표에까지 오른 이 대표가 기득권이 없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는 해석이다. 맹목적 지지를 보내는 강성 팬덤은 물론 공천권까지 쥐고 있는데 보궐 초선이라는 이유로 험지를 못 가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인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박 최고위원의 주장보다는 김두관 의원의 험지 출마 권유가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충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대표가 초선이지만 차기 대선 후보로 언급되는 거물급 정치인인데 기득권과 인지도가 없다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때까지도 이 대표는 일주일에 거의 한두 번은 재판받아야 할 상황인데 국민 여론이 결코 좋을 수 없다”며 “민주당은 총선 국면에서 분명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꺼낼 건데 민주당이 뼈를 깎는 수준의 인적 쇄신이 없다면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원욱 의원이 제안한 경북 안동 출마까지 아니더라도 서울 종로 출마는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험지라고 표현할 순 없지만 서울 종로는 ‘정치 1번지’로의 상징성이 있고 현재 국민의힘이 지역구 의원으로 있는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